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이미 경기침체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 잇따르는 가운데 현지 대기업들의 경영도 협력업체의 유동성 위기로 비상이 걸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 자동차 항공 전기.전자 건설 등 산업 전 분야에 걸쳐 대형업체들의 큰 걱정거리는 중소 거래업체들의 생존 여부라고 보도했다. 스페인 가전업체인 오마자발의 임원인 길레르모 아만은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몇몇 공급업체들이 직원 급여를 못 줄 정도로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업체인 독일 포르쉐의 고위 임원도 "최근 가장 신경 쓰는 업무 중 하나는 거래업체들의 재무건전성을 살피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실제로 유럽 항공기업체인 EADS는 최근 '라테코에르'라는 부품 공급업체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급 자금 지원에 나서야 했다. 독일 자동차업체의 한 임원은 "만일 핵심 협력사가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울며 겨자먹기로 인수에 나서야 하는 상황도 생길 것"으로 우려했다. BMW의 헤르베르트 디이스 구매담당 이사는 "한시적으로 공급업체들에 결제대금을 늘려주면 자금난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밝혔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