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싼지안(老三件),샤하이(下海),다거다(大哥大)….
올해로 중국이 개혁ㆍ개방을 실시한 지 30년이 된다. 관영 신화통신은 인터넷으로 지난 30년 동안 유행했던 단어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해 20일 발표했다. 개혁ㆍ개방 30년간 고비마다 유행했던 말만 보더라도 중국이 얼마나 농축적으로 발전했는지 알 수 있다.
개혁ㆍ개방 초기에 유행한 단어 중 첫 번째로 꼽힌 것은 '라오싼지안'이다. 1980년 전후로 주민들이 가장 갖고 싶어했던 세 가지 물건을 뜻한다. 재봉틀과 자전거,그리고 손목시계다. 부(富)의 상징은 1980년대 말부터 '신싼지안(新三件)'으로 변했다. TV와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 3총사가 중국인들의 부를 과시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했다.
이것은 1990년대 말부터 '3M'으로 옮겨갔다. 마이 카,마이 홈,마이 폰(My Car,My Home,My Phone) 등이다. '라오싼지안'이 '신싼지안'으로 변하고 다시 '3M'으로 바뀐 것은 중국의 압축 성장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개혁ㆍ개방 초기에 함께 유행했던 말은 '완위안후(萬元戶)'와 '샤하이'.'완위안후'는 당시 큰돈이었던 1만위안의 재산을 가진 사람으로 부자를 상징한다. '샤하이'는 '(돈의) 바다에 뛰어든다'는 뜻으로 창업하는 사람이 폭증하면서 생겨난 단어다. 특히 공직이나 국영기업 고위직에 있던 사람들이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개인 기업체를 만드는 것을 뜻했다. 개인 사업자를 말하는 '거티후(個體戶)'와 함께 중국 개혁ㆍ개방 초기의 창업 열풍을 나타내는 말이었다.
1990년대를 상징하는 단어 중 하나는 '다거다'이다. '다거다'는 지금은 유물이 된 대형 휴대폰이다. 대패만큼이나 큰 휴대폰을 쓰는 사람은 대개 특수 권력층이나 대부호 등이었다. '큰형님'이란 뜻의 '다거'에 다시 크다는 뜻의 '다'를 붙인 조어다. 조직 폭력배 두목들이 초창기에 힘의 상징으로 사용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보면 부의 집중에 대한 불만이 은연중 배어 있기도 하다. 또 판탈롱 바지를 뜻하는 '라바쿠'라는 말도 유행해 인민복을 벗어던진 중국 사회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이와 함께 1990년대 후반엔 국유기업 개혁이 본격화되면서 직장에서 해고되는 사람을 가리키는 '샤강(下崗)'이 유행했다.
2000년대 들어선 주로 인터넷 용어가 사회적 힘을 얻었다. 블로그를 말하는 '보커(博客)',네티즌을 뜻하는 '후롄왕(互聯網)' 등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