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20일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 대책으로 국내 은행의 유동성 위기는 당분간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실물 경제 부문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며 은행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 이준재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정부의 총 달러 유동성 공급 규모는 450억달러로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외채를 충분히 소화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또 1000억달러까지 정부가 보증하기로 한 은행의 외화차입 대책도 은행권의 총 외채(2100억달러)의 절반 수준에 이르기때문에 당분간 은행의 외화 유동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외화 유동성이 해소된다고 해서 실물경기의 침체를 빗겨갈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경기침체와 신용경색은 고도성장과 과잉투자를 향유해온 실물 부문의 구조저정을 수반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시점에서 구조조정을 계속 미룬다면 후유증만 더 커질수 있다"며 "건설ㆍ부동산 부문을 포함한 과잉투자 업종과 기업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자본확충을 위한 은행들의 증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정부는 중소기업 지원책의 일환으로 기업은행에 1조원을 현물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이 연구원은 "실물구문의 구조조정에는 필연적으로 은행의 자본확충이 따른다"며 "증자가 기업은행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