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 '입조심 경계령'이 떨어졌다. 연일 주가가 빠져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자 증권사들이 가급적 부정적인 전망과 분석을 자제토록 입단속에 나선 것이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인 A사는 리서치센터에 공식적인 지침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이 같은 방침을 전달했다. 이 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증시의 주요 악재에 대해 얘기하다 보면 아무래도 부정적인 해석과 전망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내부 회의에서조차 그런 말은 알아서 삼가고 있다"며 "특히 외부 사람에게는 더 입조심하라는 '무언의 요구'를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증권사들은 특히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대한 코멘트는 절대 금기시하는 분위기다. 증시가 전 저점을 깨고 주저앉으면서 공포감이 커져 근거 없는 루머에도 투자자들이 크게 휘둘리고 있는 만큼 자사 애널리스트가 그런 루머를 확대 재생산하는 데 연루되지 않도록 예방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른 증권사의 중견 애널리스트는 "자금 여력이 충분한 기업도 요즘처럼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는 유동성 위기 소문이 나돌면 돈 갚으라는 독촉과 대출 기피가 겹쳐 흔들릴 수 있다"며 "애널리스트들 사이에 신중하게 대처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