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나라 일본에선 여행객들이 으레 해산물 요리를 기대한다. 하지만 삿포로에서 해산물만 찾아 먹는다면 후회하기 십상이다. 이 지역은 일본에서는 보기 드물게 녹지가 넓게 퍼져 있어 젖소 방목에 적당한 곳이므로 낙농업도 발달해 있다. 따라서 이곳에서 생산되는 초콜릿,아이스크림과 같은 유제품은 꼭 맛봐야 한다. 물론 일본에 왔으니 라멘도 잊지 말자.

삿포로 신치토세 공항에서 오타루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유럽 스타일의 '이시야 초콜릿 팍토리'를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해석한다면 초콜릿 '공장'이지만 겉으로 보기엔 동화 속에 나오는 저택처럼 독특하고 화려하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초콜릿 제조업체인 이 공장은 초콜릿 박물관도 갖고 있다. 관람객이 원하면 직접 초콜릿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맥주를 좋아한다면 북해도 여행에서 삿포로맥주를 양껏 마셔 보겠다고 기대하지 않을까? 이름 그대로 이 곳은 일본 유명 맥주 브랜드인 삿포로맥주의 본고장이다. 삿포로맥주 공장 방문 때 무료 시음 기회가 있으니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더없는 기회다.

삿포로 시내로 들어갔다면 스스키노 거리의 유명한 라멘 골목 라멘요코조를 추천한다. 라멘 가게들이 죽 늘어서 있으며 삿포로 본토 라멘을 맛볼 수 있다. 한국식 인스턴트 라면과는 달리 잘 우려낸 고깃국물이 한국인의 입맛에는 약간 느끼할 수도 있다. 삿포로 라멘 중에는 일본식 된장 국물을 쓴 미소 라멘이 가장 유명하다.

북해도 근해에서 잡은 성게로 만든 우니돈은 조금 생소한 음식이지만 별미 중의 별미다.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 위에 김을 뿌린 뒤 성게를 얹은 음식으로 고소한 성게의 맛이 일품이다. 성게는 국내에서도 고급 음식으로 분류될 만큼 영양가 높은 음식이다. 다소 비싼 감이 있지만 먹어 보면 후회하지 않는다. 여의치 않다면 성게로 만든 초밥도 나쁘지 않다.

빨간 털게도 북해도의 대표 명물이다. 통통하게 오른 하얀 게살의 깨끗하고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