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인재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애초부터 창조성을 타고난 것일까,아니면 부단한 노력으로 창조성을 개발한 것일까. 컨설팅업체인 화이어마크의 대표인 안네트 모저 웰만은 존경받는 예술가와 과학자,발명가,비즈니스 천재들을 연구한 결과 창조적 인재엔 5가지 얼굴(유형)이 있다고 분석했다.

'선지자(Seer)'의 얼굴.대표적 인물로는 아인슈타인(과학자),레오나르도 다빈치(화가),모차르트(음악가),패스트푸드업체인 맥도날드의 창립자 레이 크룩,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리처드 파인먼 등이 꼽힌다. 이들은 눈을 감고 명상함으로써 미세한 부분까지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이다. 레이 크룩은 당초 믹서기 영업사원에 불과했다. 어느날 캘리포니아에서 '맥도날드'란 식당이 음식을 값싸게,그것도 빨리 서비스하는 것을 보고 매료됐다. 오늘날 전세계에서 만날수 있는 맥도날드는 이렇게 탄생했다.

'관찰자(Observer)'의 얼굴은 세부적인 것을 인지하는 능력을 갖춘 인물이다. 에디슨,월트 디즈니,가수 밥 딜런,커피 체인점 스타벅스의 창업자 하워드 슐츠,이베이 회장인 피에르 오미디아르,소니의 창업자인 아키오 모리타 등이 대표적이다. 모리타는 아이들이 바닷가로 놀러갈 때 음향장비를 챙겨 가는 것을 봤다. 음악을 듣기 위해 무거운 장비를 들고 갈 필요가 있을까라는 모리타의 의문은 '워크맨'이라는 혁신적인 제품을 통해 해소됐다.

'연금술사(Alchemist)'의 얼굴을 가진 인물로는 AOL 창업자인 스티브 케이스와 건축가 프랑크 로이드 라이트,중세의 화가 라파엘로,혁신적인 광고가 레오 버넷,유통업체 갭의 창업자 밀라드 드렉슬러 등이 꼽힌다. 이들은 이질적인 것들과의 관계에서 새로운 연관성을 찾아내 창조적 아이디어로 질적 도약을 이뤄낸 인물이다.

'바보(Fool)'의 얼굴을 가진 인물들은 아마존닷컴 대표인 제프 베조스,과학자 찰스 굿이어,수학자 앤드루 와일스,월마트의 창립자 샘 월튼 등이다. 이들은 실수와 약점을 피하거나 덮어두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역발상을 통해 새로운 발명을 이끌어낸다. 염화불화탄소(CFC)의 원자구조를 알아내는 연구해 몰두했던 과학자 로이 플렁킷은 무심코 연구실 난방기 위에 화학물질이 든 캔을 올려 놓았다. 다음날 아침,그 캔 안에 염화불화탄소는 중합됐고 깡통 바닥 표면에 단단한 방염제(防染劑)가 생겼다. 우연한 실수를 토대로 새로운 합성섬유인 테플론이 탄생했다.

'현인(Sage)'의 얼굴을 가진 이들은 단순화시키는 능력이 뛰어나다. 현대 무용의 거장 마샤 그레이엄,헤밍웨이,더 보디숍의 창업자 아니타 로딕,인텔의 전 회장인 앤드루 그로브,델컴퓨터의 마이클 델 등이 대표적이다. 그레이엄은 우아한 의상과 화려한 무대로 이뤄진 발레와는 달리 춤이란 몸을 장식하는 게 아니라 '몸 그 자체'라는 믿음 아래 텅빈 무대와 단순한 옷,몸 전체를 사용하는 동작 등으로 현대 무용을 창시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