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잇따라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를 내놓고 미국 정부도 은행 주식을 직접 매입,부분 국유화하기로 결정하면서 꽁꽁 얼어붙었던 글로벌 자금시장 신용경색이 풀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1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하루짜리 달러 리보(런던은행 간 대출금리)는 연 2.18%로 지난주 금요일(연 2.47%)에 비해 0.29%포인트 떨어졌다. 전날 연 4.75%를 기록했던 3개월 리보도 연 4.64%로 소폭 하락했다. 미국 정부가 이날 주요 은행에 직접 자본을 투입하고,신규 발행 은행채를 3년 동안 지급보증키로 하면서 금융사 파산에 대한 위험이 감소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금융위기가 터진 후 단기자금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당해 온 기업어음(CP) 매수세도 살아나고 있다. 이날 제너럴일렉트릭(GE)의 하루짜리 CP 금리는 연 1.0%로 지난주 금요일(1.15%)에 비해 0.15%포인트 떨어졌다. 이라 조시 크리디트스위스 금리 전문가는 "기업과 금융사들이 발행하는 하루짜리 어음이 평균적으로 0.1∼0.25%포인트 가량 하락했다"고 말했다.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이후 신용 공포가 확산되며 기업어음 시장은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FRB가 이달 27일부터 기업 CP를 직접 매입해주면 CP 금리는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부로부터 자본을 수혈받는 금융사가 발행한 채권 값은 폭등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지난 주말 53달러(액면가 100달러)에 거래된 JP모건체이스의 채권값은 78달러로 치솟았고,65달러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됐던 골드만삭스 채권값도 85달러까지 급등했다. 증권사 채권 브로커들은 그동안 거래가 끊기다시피 했던 채권시장에서 호가가 살아나며 조금씩 활기를 되찾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