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에 소주 한 잔'은 서민들이 가장 입맛 다시는 조합이다. 한국인은 돼지고기의 여러 부위 중 유독 삼겹살을 좋아해 오겹살,우겹살 같은 신메뉴도 등장했다. 삼겹살은 살이 세 겹이라 붙여진 이름일까. 그렇다면 오겹살은 살이 다섯 겹일까.

삼겹살을 살펴보면 '지방-살코기-지방-살코기'로 사실은 네 겹이다. 최성현 대한양돈협회 부장은 "'네겹살' 혹은 '사겹살'이라고 해야 맞지만 한국인은 '사(4)'를 싫어해 삼겹살이라 부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겹살과 오겹살은 도축한 돼지를 처리하는 단계에서 구분된다. 돼지 털을 뽑는 과정에서 지역마다 차이가 있는데,서울·경기에선 돼지 껍데기를 벗겨 파는 반면 경남·전남·제주 등 남해안 일대에선 껍데기를 벗기지 않는다. 껍데기를 벗겼으면 삼겹살,벗기지 않았으면 오겹살이 된다. 삼겹살이 실제로는 네 겹이니 껍데기를 벗기지 않았으면 다섯 겹인 것이다.

김관태 축산물등급판정소 팀장은 "껍데기를 벗기는 것이 '박피',그렇지 않은 것이 '미박'인데 정확히 말하면 오겹살은 '미박 삼겹살'"이라며 "삼겹살과 오겹살 모두 같은 부위지만 7~8년 전부터 상인들이 일종의 마케팅 수단으로 오겹살이란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겹살이란 부위는 없기 때문에 유통 단계에서 부위 명을 '오겹살'이라 기재하진 않는다. 편의상 '오겹살'이라 쓰더라도 정식 명칭은 '오돌삼겹' 또는 '갈비삼겹'이라 표시한다. 우삼겹 역시 정식 명칭이 아니라 상인들이 만든 용어다. 소 갈비를 덮고 있는 차돌박이와 지방이 적절히 교차돼 마치 삼겹살처럼 보인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김주영 인턴(한국외대 3년) 423026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