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이문호ㆍ김오현 교수팀 … 극한 환경서도 작동

극한 환경의 우주에서도 작동하는 '접는 반도체'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포스텍(POSTECH)은 이문호 화학과 교수(54)와 김오현 전기공학과 교수(53)팀이 폴리이미드(polyimide) 고분자를 활용한 고성능 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 소자를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신소재 분야의 과학저널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스' 최신호에 발표됐다.

우주복 섬유로 알려진 폴리이미드 고분자를 활용한 이 반도체는 영하 269도에서부터 영상 400도의 온도 영역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폴리이미드 고분자는 기계적 강도가 우수해 활성층(반도체 기판 위에서 메모리의 기능을 하며 분자로 된 정보를 주고받는 활동을 하는 층) 뿐 아니라 기판으로도 활용이 가능하고 합성시간도 짧다.

따라서 반도체 제작 단가와 제조시간을 크게 낮출 수 있고 간단한 스핀코팅(용액상태에서 원심력을 이용한 박막형성 기술) 공정으로 원하는 두께의 활성층을 얻을 수 있어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

연구팀은 이 반도체가 2V 이하의 적은 전력으로도 구동이 가능한 동시에 매우 가볍고 쉽게 구부러지며 고집적화도 가능해 노트북,접는 전자신문,전자책,전자종이,접는 컴퓨터,옷처럼 입는 컴퓨터 등에 응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문호 교수는 "이 기술은 실리콘이나 금속 산화물을 이용하는 기존의 비휘발성 메모리 기술에 비해 제조 공정이 단순하고 제조시간도 크게 단축할 수 있어 제조 원가를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며 "이 소재가 우주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차원의 미래형 디지털제품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