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외국인 교수 채용에만 급급한 채 교수 지원시스템을 마련하지 않아 최근 임용된 외국인 교수가 돌연 귀국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학교 측은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외국인 교수 측은 학교의 지원 서비스에 불만을 토로하고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서울대에 따르면 정년보장을 받고 이번 학기에 고고미술사학과에 임용된 미국인 안드레아 피어슨 교수(45ㆍ여)가 학교 측에 사전 통보없이 돌연 미국으로 돌아갔다.

피어슨 교수는 '르네상스와 바로크 미술' 학부 수업과 대학원 세미나 강의를 맡았다. 비록 급하게 강사를 구해 대신 강의를 맡겼지만 학생들의 수업권이 크게 침해돼 해당 교수가 무책임했다는 비난여론도 있다.

피어슨 교수를 채용했던 이주형 서울대 교수에 따르면 피어슨 교수는 자동적으로 주어지는 정착 연구비(첫 해 1000만원)를 경쟁을 통해 지원받는 것으로 오해했다. 또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불면증에 시달리고 살이 갑자기 빠지는 등 심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올초 게임이론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드루 후덴버그 교수(하버드대)를 초빙한 연세대 A교수는 "우리 사회 전반이 국제화가 되지 않은 측면도 있지만 대학 사회가 외국인 교수를 맞을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통장 개설 문제부터 세금 문제까지 외국인 교수 혼자 처리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성선화 기자/강해림 인턴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