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화장품 브랜드들이 해외시장에서 인기를 끌며 국내에서보다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한류 열풍에 편승한 해외 진출이 아니라 현지 유명 인사를 통해 제품력을 인정받거나 틈새시장을 파고든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브랜드인 '에뛰드하우스'는 지난해 8월 태국에 진출,현지에선 왕실이 사용하는 고급 브랜드로 통한다. 현지의 패션 아이콘으로 불리는 태국 공주가 에뛰드하우스 마니아로 알려지면서 태국 여성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는 저가 브랜드이지만 태국에선 국내 가격보다 40%가량 비싸게 팔려,'바비 브라운' 같은 유명 수입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태국 내 3개 매장을 운영하는 에뛰드하우스는 다음 달까지 2개 매장을 더 열 계획이다.

한불화장품 '잇츠스킨'의 '엠디포뮬라 셀톡스 필러'도 일본의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 '잇코'(예명)가 지난 7월 TV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뒤 일본 여성들에게 인기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이 제품은 지난 8월 2만여개,9월 5만여개 수출 계약을 맺었고 서울 명동 잇츠스킨 매장에선 일본인 관광객들이 매달 7000여개씩 사간다.

세계 19개국에 진출해 있는 자연주의 화장품 '더페이스샵'은 아시아 화장품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지난 8월 미국 대형 유통체인 '월그린스' 6000여개 매장에 마스크시트 10종을 입점시켰다. 마스크시트가 미국 여성들에겐 다소 생소한 제품이지만 저렴한 가격에 간편하게 쓸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코슈메티컬(화장품+의료)업체 '고운세상 코스메틱'도 비비크림으로 동남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닥터지'라는 브랜드로 지난해 4월 홍콩 최대 화장품 유통업체인 '사사(SASA)'와 독점 계약을 맺고 홍콩·대만·싱가포르·말레이시아 120개 매장에 입점했다. 현지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 매장 정면에 주력제품으로 배치돼 있으며, 현재까지 100만달러를 수출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