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위기] 다급한 유럽…구제금융 쏟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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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개약진으로 이해 충돌 … 외교분쟁 우려도
유럽에서 금융위기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구제금융 조치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각개전투식 구제금융으로 상호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외교 분쟁 소지까지 생겨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9일(현지시간) 금융권에 200억유로(약 275억달러)의 공적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공적자금 투입 대가로 해당 금융사의 우선주를 취득하는 한편 경영진의 상여금을 절감하고 이사회에 정부가 개입할 예정이다. 네덜란드는 앞서 168억유로를 들여 부실해진 포르티스은행의 네덜란드 영업권을 인수했다.
벨기에 프랑스 룩셈부르크 등 3개국 정부는 합작은행인 덱시아의 모든 채무에 대해 지급보증을 해주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뤼크 프리든 룩셈부르크 재무장관은 "덱시아 채무에 대한 전체 지급보증액 중 벨기에가 60.5%,프랑스와 룩셈부르크가 각각 36.5%와 3%를 책임지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급보증 기한은 2009년 10월31일까지로 1년 연장될 수 있다. 이들 3개국은 지난주 88억달러를 투입,덱시아를 국유화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벨기에 정부는 자국 내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채무보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6개국 중앙은행들과 금리 인하 공조에 나섰던 스위스는 자국 은행의 파산 가능성을 일축하는 등 불안 진정에 적극 나섰다. 도리스 로이타르트 스위스 연방경제부 장관은 현지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스위스의 1∼2위 은행인 UBS와 크레디스위스가 파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부도설에 휘말리고 있는 아이슬란드는 최대 은행인 카우프싱도 국유화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아이슬란드 3대 은행이 모두 국유화됐다. 또 예금 지급보장 대상을 현지에 진출한 영국 HBOS 등 5개 외국계 은행의 예금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아이슬란드 내 예금만 지급보장하고 아이슬란드 은행의 해외 지점 예금은 보장하지 않기로 해 영국 정부와 외교적 마찰을 빚고 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30만명에 이르는 영국 예금자들의 예금 지급을 보장해주지 않는 아이슬란드 정부의 조치는 사실상 불법이라고 비난했다. 러시아 정부도 대형 은행들에 대한 370억달러의 장기 저리 대출을 포함해 총 1860억달러의 구제금융 제공을 약속했다. 이 소식에 러시아의 MICEX지수는 이날 16% 급등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