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꽃 축제 떠나요‥제주 은빛 억새너울…가을이 출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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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가을색은 은빛이다. 중산간 지역의 들녘과 봉긋한 오름마다 가득한 은빛 억새 무리가 제주의 늦가을 정취에 방점을 찍는다.
■길가에 환한 억새꽃
제주의 억새는 가파른 산길을 힘들여 오르지 않고 느긋하게 드라이브를 하며 즐길 수 있어 좋다. 성산읍 수산리와 성읍민속마을을 잇는 중산간도로(1119번 지방도) 구간은 제주의 가을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드라이브코스.'억새오름길'이라고 불리는 이 길은 멀리 한라산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오름과 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가 한폭의 풍경화를 연출하는 곳이다. 남원~조천을 남북으로 잇는 남조로도 억새 드라이브코스로 빼놓을 수 없다. 한라산을 배경으로 솜구름이 내려앉은 듯한 억새바다 풍경에 가슴 속까지 시원해진다.
교래사거리에서 동쪽으로 1112번 도로를 타고 삼나무숲길을 달리면 산굼부리가 나온다. 산굼부리는 한라산 백록담과 맞먹는 규모의 분화구.영화 '연풍연가'에도 나오는 산굼부리는 시야가 닿는 데까지 펼쳐진 억새밭이 장관이다. 용암이나 화산재 분출 없이 폭발이 일어나 암석이 날아가면서 생긴 '마르'(Maar)형 분화구로 한국에는 산굼부리가 유일하다고 한다. 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어 걷기에 편하다. 키 큰 억새 사이에 숨어 밀어를 나누는 연인들의 모습이 정겹다.
용눈이오름 일대의 억새도 빼놓을 수 없다. 제주시에서 번영로(97번 도로)를 지나 대천동 사거리에서 송당방면(1136번 도로)으로 향하면 나온다. 정상봉을 중심으로 세 봉우리를 이루고,그 안에 동서쪽으로 조금 트여 있는 타원형의 분화구가 형성돼 있는 오름이다. 새별오름은 정월 들불축제와 함께 가을 억새축제가 열리는 곳.바람에 흔들리는 억새가 가을서정을 짙게 하는 곳이다.
제2 산록도로인 1115번 도로변의 억새 풍경도 환상적이다. 핀크스골프장 쪽 아스팔트 길 양옆의 억새밭이 구름바다 위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화산암으로 둘러쳐진 밭에 가득한 메밀꽃도 어울려 제주의 가을풍경을 완성한다.
■억새축제의 향연
오는 18∼19일 이틀간 새별오름 일대에서 '제15회 제주 억새꽃 축제'가 열린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가 주관하는 축제의 주제는 '다시 찾는 신혼관광지,제주'.이번 축제를 통해 신혼여행 명소로서의 제주도 이미지를 되살리겠다는 각오다. 이미 국내외 여행사를 통해 1000여 쌍의 신혼 및 커플 관광객을 모았다.
세계적 자랑거리인 난타와 비보이 공연으로 흥을 돋운다. 제주 음식 이벤트,억새 오름 트레킹,억새 꽃마차 체험 등 제주의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앙드레 김 웨딩 패션쇼'로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억새축제와 더불어 18일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에서 '한·중 가요제'도 연다. 동방신기,주얼리,소녀시대를 포함한 한·중 양국의 유명 가수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064)742-8861, www.hijeju.co.kr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