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창립 56주년 기념사 … 향후 2~3년 고통의 시간 될수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최근의 경제환경 악화에 움츠리지 않고 경쟁 기업보다 한 발 앞서는 공격 경영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김 회장은 8일 발표한 그룹 창립 56주년 기념사에서 "현재의 경기불황이 분명 큰 시련이 되고 있지만 어둠이 걷히기만 기다리지 말고 어둠 속에서 길을 떠나 새벽녘 기회의 강을 건너자"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바람이 불면 바람을 멈추려 하지 말고 바람을 업고 더 빨리 달릴 수 있어야 한다"며 "모두가 극심한 공포에 두려움을 느낄 때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미래성장의 발판을 선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김 회장은 또 끊임없는 경영혁신이야말로 기업 생존의 필수조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이 야생의 들풀처럼 거센 바람 앞에서도 꺾이지 않으려면 사내 혁신을 통한 체질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며 "원가혁신과 조직혁신 등으로 내부의 낭비요소를 철저히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 2~3년이 뼈를 깎는 듯한 고통의 시간이 될 수도 있지만 이 시간이 한화의 20~30년 미래를 견인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업무에 임해달라"며 "기존 사업구조의 고도화와 해외 신규사업 개발 등 각 계열사별로 세운 경영목표 달성에 차질이 생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은 8일을 '한화 자원봉사 데이'로 선포하고 전국 60개 사업장에서 5000여명의 임직원들이 동시에 복지관과 아동보육시설 등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벌였다. 이번 자원봉사 행사는 오는 17일까지 열흘 동안 총 2만여명의 임직원들이 릴레이 형식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김 회장은 "지금처럼 모든 국민이 힘들어할 때 기업도 사회적 책임에 대한 사명감을 느껴야 한다"면서 "국가사회와 공존하며 희망을 나눈다는 생각으로 자원봉사 활동에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