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학교없는 명품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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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교육이냐,내집마련이냐.'
경기도 광교신도시에서 8일 첫 분양하는 아파트인 '참누리 더레이크힐' 인터넷 홈페이지에 떠있는 입주자 모집공고를 본 학부모들은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법하다. 이 공고에는 기존 다른 아파트 모집공고에서는 볼 수 없었던 유의사항이 실려 있다. 바로 "광교신도시 내의 초.중.고등학교는 입주할 때까지 설립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문구다.
한마디로 '학교없는 신도시'가 될 수 있으니 청약하려면 이를 감수하라는 얘기다. 얘들 교육을 위해 아파트 근처에 학원이 얼마나 많은지까지 따지는 판에 광교에서는 당장 통학문제부터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광교 사업시행자인 경기도가 학교용지 확보방안을 세우지 않은 채 신도시 조성을 밀어붙여서다. 현행 '학교용지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광교와 같은 1000만㎡ 이상 규모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시.도는 해당 지역에 신설되는 초.중등학교 용지를 확보해야 한다. 광교에 들어서야 하는 초등학교 6곳과 중학교 4곳의 학교용지 조성 의무가 경기도에 있는 셈이다. 고등학교 4곳 역시 경기도가 교육청과 분담해 조성해야 한다.
그러나 경기도는 이미 경기도 교육청에 9000억여원의 학교용지 비용을 체납한 상황에서 추가 재원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광교개발사업단 관계자는 "광교 사업을 처음 구상할 때는 학교용지 문제가 이처럼 커질지 몰랐다"며 "신도시 사업을 위해 돈을 많이 빌린 상태에서 학교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면 이자부담이 커질 수 있어 어쩔 수 없이 사업을 추진했다"고 털어놨다.
경기도는 현재 시.도가 무상 공급토록 돼 있는 학교용지를 '개발이익금 범위에서' 무상 공급하도록 특례법 개정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하고 있다. 경기도의 바람대로 법이 바뀌어도 문제다. 개발이익금이 적다면 학교용지 확보방안이 불투명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광교는 경기도가 '명품신도시 1호'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1호'라는 타이틀 앞에 '명품신도시' 대신 '학교없는 신도시'라는 말이 대신 들어가게 될 것 같아 걱정된다.
임도원 건설부동산부 기자 van7691@hankyung.com
경기도 광교신도시에서 8일 첫 분양하는 아파트인 '참누리 더레이크힐' 인터넷 홈페이지에 떠있는 입주자 모집공고를 본 학부모들은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법하다. 이 공고에는 기존 다른 아파트 모집공고에서는 볼 수 없었던 유의사항이 실려 있다. 바로 "광교신도시 내의 초.중.고등학교는 입주할 때까지 설립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문구다.
한마디로 '학교없는 신도시'가 될 수 있으니 청약하려면 이를 감수하라는 얘기다. 얘들 교육을 위해 아파트 근처에 학원이 얼마나 많은지까지 따지는 판에 광교에서는 당장 통학문제부터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광교 사업시행자인 경기도가 학교용지 확보방안을 세우지 않은 채 신도시 조성을 밀어붙여서다. 현행 '학교용지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광교와 같은 1000만㎡ 이상 규모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시.도는 해당 지역에 신설되는 초.중등학교 용지를 확보해야 한다. 광교에 들어서야 하는 초등학교 6곳과 중학교 4곳의 학교용지 조성 의무가 경기도에 있는 셈이다. 고등학교 4곳 역시 경기도가 교육청과 분담해 조성해야 한다.
그러나 경기도는 이미 경기도 교육청에 9000억여원의 학교용지 비용을 체납한 상황에서 추가 재원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광교개발사업단 관계자는 "광교 사업을 처음 구상할 때는 학교용지 문제가 이처럼 커질지 몰랐다"며 "신도시 사업을 위해 돈을 많이 빌린 상태에서 학교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면 이자부담이 커질 수 있어 어쩔 수 없이 사업을 추진했다"고 털어놨다.
경기도는 현재 시.도가 무상 공급토록 돼 있는 학교용지를 '개발이익금 범위에서' 무상 공급하도록 특례법 개정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하고 있다. 경기도의 바람대로 법이 바뀌어도 문제다. 개발이익금이 적다면 학교용지 확보방안이 불투명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광교는 경기도가 '명품신도시 1호'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1호'라는 타이틀 앞에 '명품신도시' 대신 '학교없는 신도시'라는 말이 대신 들어가게 될 것 같아 걱정된다.
임도원 건설부동산부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