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 기업금융·공격적 M&A 강점

산탄데르 소매금융 집중·유로존 최대銀

정부가 추진 중인 산업은행 민영화는 독일의 도이체방크를 벤치마킹 모델로 삼고 있다. 1870년 설립된 도이체방크는 1995년 본격적인 기업금융 중심 투자은행(CIB) 체제를 도입한 이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5년 만에 세계 수위권의 투자은행으로 도약하는 데 성공했다.

도이체방크는 상업은행(CB)의 틀을 깨고 투자은행(IB) 부문 강화로 체질 개선을 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파생상품 전문회사였던 뱅커스트러스트(1999년)와 러시아의 유나이티드파이낸셜그룹(2006년) 등 IB를 연이어 인수했다. 지난해 도이체방크의 수익 중 IB 비중은 1998년(22%)보다 세 배 가까이 늘었다. 독일 내에서 기업 공개(IPO),M&A,해외 채권발행 주선 등의 부문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면서 대변신에 성공했다. 정부도 기업 금융에 강점이 있는 산업은행과 대우증권,산은자산운용,산은캐피탈 등 자회사를 지주회사 체제로 묶어 기업금융 부문(CB)과 IB 기능을 연결한 CIB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전 세계 금융시장의 소용돌이 속에서 새로운 승자로 떠오른 스페인의 산탄데르도 눈여겨 볼 만한 성공 케이스.국내에서도 하나금융지주 등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정해 놓고 있다. 산탄데르는 세계적인 금융회사들이 줄줄이 파산하거나 인수당하는 가운데 알토란 같은 금융회사들을 골라 인수하면서 올해 유로존 최대 은행으로 떠올랐다.

최근 영국의 모기지업체인 브래드퍼드 앤드 빙글리(B&B)의 소매금융 부문을 10억90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했고 지난달에는 22억4000만달러 규모의 영국 얼라이언스 앤드 레이세스터(A&L)은행 인수를 마무리했다.

산탄데르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비결은 강점을 가진 소매 금융에만 집중,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에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다는 점.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난 47억유로(약 8조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M&A에 쓰려고 쌓아 놓은 자본만 680억달러에 달한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