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6일 과거 주가 조정기와 비교하더라도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주춤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 김학균 연구원은 "과거 주식형 펀드에서 본격적 환매가 시작됐던 시점은 코스피가 고점을 형성한 이후 최소 20%의 하락세가 진행된 후였고 기간으로는 고점 형성 이후 최소 4개월이 경과한 시점이었다"고 밝혔다.

2007년 11월부터 시작된 이번 하락 국면에서 코스피의 하락률은 고점 대비 32.8%이고 주가 조정 기간은 11개월에 달하고 있다.

또 가계 부채 규모는 사상 최대 수준이고 부채 증가의 주된 원인이었던 부동산 시장은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주택 자금 대출 금리는 큰 폭으로 상승해 있는 상태다.

때문에 김 연구원은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나타나기 쉽지 않은 여건이고 지난 수년간 자산운용사들이 국내 증시에서 가져왔던 주도적 역할도 이제는 기대하기 힘들어졌다"고 판단했다.

특히 수급 측면에서도 국내 자산운용사보다는 외국인의 매매 스탠스 변화 여부, 혹은 연기금의 시장 개입 강도 등이 보다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9월 29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주식편입비율은 88.1% 수준으로 2005년 이후의 강세장에서 기록됐던 평균 주식편입비율 91%보다는 크게 늦다.

적립식 펀드 등 투자 문화의 변화를 감안하더라도 향후 우리가 보게 될 평균 주식편입비율은 과거 약세장과 강세장에서 기록됐던 주식편입비율 사이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김 연구원은 예상했다.

다만 펀드런으로 불릴 정도의 주식형 펀드로부터 급격한 자금 유출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과거 한국에서 주식평 펀드로부터 펀드런이 발생했던 사례는 없었다"며 "단기간의 급격한 자금 유출보다는 시간을 두고 서서히 자금이 빠져 나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향후에도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 정체, 혹은 완만한 순유출 정도가 현실적으로 보게 될 모습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