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경색의 여파로 유동성 부족이 심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시중 금리가 급등(急騰)하고 있어 걱정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근 고정형의 경우 일부에서 10%를 넘어 섰고 변동형은 8.3%에 육박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들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올들어 최고치로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심각한 것은 금리가 오르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주름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실물경기에까지 타격을 주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금리 급등은 기업의 투자의욕을 꺾을 뿐 아니라 서민들의 이자부담을 눈덩이처럼 불려 놓아 수출은 물론 내수 모두에 치명타를 준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투자계획을 취소하거나 자산을 매각하는 기업이 잇따르고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매월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고금리로 인한 부작용이 심각하지만 섣불리 기준금리를 내리기도 어렵다는 데 있다. 무엇보다 물가불안이 여전하다. 국제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5%를 넘는 등 한국은행의 물가관리 목표 상한선(3.5%)을 크게 웃돌고 있다. 게다가 환율마저 급등, 유가하락으로 인한 물가하락 요인을 상쇄시키고 있는 형국이다. 기준금리를 인상한 지 두달밖에 안됐다는 점도 정책일관성이라는 측면에서 금리 인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런 점에서 은행 등 금융회사들의 협조와 노력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는 게 우리 생각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은 큰 위험이 없을 경우 가능한 만기연장을 해주고 대출심사 문턱도 조금 낮출 필요가 있다. 자신들의 입장만을 생각해서 금융 경색을 더욱 부추기는 일만은 없어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지금 같은 때일수록 리스크 관리에 만전(萬全)을 기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렇긴 하더라도 불요불급한 대출회수나 지나치게 보수적인 자금운용은 고통분담 차원에서 자제하는 것이 마땅하다. 아울러 한국은행은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확대되는 것을 최대한 차단하기 위해 향후 금리운용에 최대한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