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탤런트 최진실씨가 2일 목을 매 사망함에 따라 사망 원인을 놓고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사망의 직접적 원인은 일단 자살로 추정되지만 자살에 이르게 한 주범이 ‘악플’이냐 ‘우울증’이냐는 해석이 분분하다.
지금까지 경찰이 확인한 내용 등을 종합해보면 최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최씨 몸에서 타살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은데다 사망장소가 집 안방 욕실이고,사망 직전 지인에게 자녀들의 양육을 부탁한 정황 등을 미뤄볼때 자살일 확률이 높다.법의학 의사 한길로 박사도 “목맨 흔적이 발견되었고,별 외상이 없는 자살”이라는 검시소견을 제시했다.하지만 직접적인 단서가 될 만한 유서가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검찰은 부검을 실시키로 했다.

자살 동기에 대해선 짙은 안개속이다.현재로선 인터넷을 타고 확산된 ‘25억 사채설’이 유력해 보인다.‘안재환씨 자살원인으로 제기된 40억원 사채빚 가운데 25억원이 최진실씨의 돈이며,최씨가 바지사장을 내세워 사채업을 하고 있다’는 게 이 루머의 골자다.이 루머가 사실일 경우 최씨는 빚더미에 깔려 죽은 안씨의 죽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때문에 최씨는 “하루 아침에 사채업자가 됐다”며 사실무근임을 주장했고,이를 인터넷에 올린 증권사 여직원을 경찰에 고소까지 했다.최씨는 숨지기 몇시간 전에도 취한 상태에서 모친에게 “세상 사람들에게 섭섭하다.사채니 뭐니 나와는 상관이 없는데 나를 왜 괴롭히는지 모르겠다”며 괴담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만에 하나 최씨의 주장과 달리 최씨가 바지사장을 내세워 사채놀이를 했다면 그 구체적인 용도나 추심과정은 몰랐을 수 있다.따라서 절친한 연예계 후배 정선희씨의 남편을 사실상 사지로 몰아넣었다는 이런 악성루머는 사실여부를 떠나 최씨를 죄책감에 빠지게 했으며, 이를 못이긴 최씨가 죽음을 택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우울증이 원인이었다는 분석도 많다.최씨는 야구선수 조성민씨와의 이혼 이후 우울증에 시달려왔다.연예계 관계자들은 “조성민과 이혼한 후 우울증으로 병원 치료를 몇차례 받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고,서초경찰서 관계자도 “최씨가 신경 안정제를 계속 복용해왔던 것은 확인됐고,6개월 전부터는 양을 조금 더 늘렸다고 모친이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일부에서는 유서가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최씨가 자살할 이유가 없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최씨는 극중에서 ‘당찬여자’역할을 많이 맡았으며,실제도 비슷한 성격이라는 것이 지인들의 한결같은 증언이다.최씨 소속사 SBM의 서상욱 대표는 “진실씨가 자살을 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누구보다 당찬 진실씨가 어떻게 자살을 했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고 황망해했다.최씨의 한 측근도 “조성민씨와의 이혼, 폭행 등 힘든 일을 겪을 때도 (자살이라는)그런 극단적인 생각을 한 적이 없는 분이 그렇게 쉽게 자살할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최씨는 죽음을 맞기 바로 전날인 1일에도 CF촬영을 했으며,12월 방영예정이던 MBC드라마 ‘내생애 마지막 스캔들’의 시즌2 제작을 준비하는 등 의욕적인 활동을 보였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