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대금연체 위험 없어…발급량 급증

카드업계가 올해 들어 체크카드 고객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고금리로 카드회사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소비자들의 알뜰 소비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비씨카드는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410만개의 체크카드를 새로 발급했다. 지난해 말에 비해 체크카드 수가 21.1% 늘었다.

KB카드는 올 들어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를 더 많이 발급하고 있다. 지난 8월까지 KB카드의 체크카드 신규 발급 실적은 131만5000개로 같은 기간 신용카드 발급 실적(77만개)의 1.7배에 달했다. 상대적으로 체크카드 영업에 소극적이었던 현대카드도 최근에는 체크카드 발급을 늘리고 있다.

지난 상반기까지만 해도 월 평균 체크카드 발급 실적이 6만개 안팎이었던 현대카드는 하반기 들어 매달 10만개 이상을 새로 발급하고 있다. 체크카드는 사용 가능 금액이 결제 통장의 예금잔액 범위로 제한되고 사용 금액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도 적었던데다 할인 혜택 등 부가서비스가 빈약해 신용카드보다 인기가 적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신용카드와 같은 수준의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진데다 무분별한 소비를 막을 수 있고 이용 대금을 연체할 위험이 없다는 것 등이 큰 장점으로 부각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고객이 외상 거래를 한 후 대금을 나중에 갚는 신용카드와 달리 체크카드는 결제액이 고객의 통장에서 바로 빠져 나가기 때문에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 시장이 포화 상태인 상황에서 수익 기반을 넓히기 위해 대학생을 중심으로 체크카드 발급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