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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에세이] 빨간 옷의 벨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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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화 < 레이크우드UCC대표ㆍryccgm@paran.com >

    바야흐로 가을이다. 시인 윤동주는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엔 가을로 가득차 있다'라고 가을 하늘의 아름다움을 묘사하고 있다. 가을의 아름다움이 어찌 하늘만의 일인가.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어서 더더욱 아름답다. 조물주께선 이 광활한 우주의 밭에 창조의 씨앗을 뿌려 아름다운 결실을 보게 해 주셨다.

    또한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 가을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남자 한 분을 소개하고 싶다. 필자가 경영하는 제주도 크라운프라자호텔에 근무하는 빨간 옷의 벨 맨 강희경씨의 이야기다. 스위스의 색상 심리학자인 막스 뤼셔 박사는 빨간색이 자신감과 활기,능동성을 발산하는 색이라고 했다. 호텔 책임자인 필자는 호텔의 첫 이미지인 벨 맨의 복장을 무슨 색으로 할까 고심하다 색상 심리학자의 견해를 받아들여 빨간색으로 정했다. 모자에서 발끝까지 빨간 복장을 한 우리 호텔의 벨 맨들은 내가 봐도 참 멋지다.

    강희경씨는 25년을 한결같이 이 복장을 하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만면에 웃음 띤 얼굴로 손님 한분 한분을 최선을 다해 모시는 일을 했다. 그 부지런함과 친절함이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1980년대 해외여행은 자유롭지 못한 반면 제주도 여행은 성장기를 맞이한 시절에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많았다. 최적의 신혼여행지로 각광 받던 제주도는 연일 신혼여행객들로 북적였다. 결혼이 어떤 굴레가 되지 않으려면 두 사람이 서로 나란히 서서 한 방향을 바라보며 마음을 모아 다독이며 살아가야 하는데 서로 자라 온 환경과 개성의 격차로 인해 급기야는 짐을 싸들고 '굿바이'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 때마다 강희경씨는 벨 맨으로서가 아니라 때론 오라버니가 되기도 하고 때론 삼촌의 역할을 하면서 헤어지려 하는 두 남녀의 사이를 붙여 놓는 일을 잘 해내곤 했다. 얼굴이 잘생겨 미남이 아니라 마음이 따뜻한 인간성 미남이 바로 강희경씨였던 것이다. 그는 오직 부지런한 성품과 따뜻한 인간애로 그를 만나는 모든 고객을 친절과 봉사로 대접해 오늘의 성공을 가져와 벨 맨에서 현재는 객실 팀장 자리까지 올라가게 됐다. 성공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자녀들도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뒤를 이어 모두 호텔리어가 됐다.

    빨간 옷의 멋진 벨 맨이었던 강희경씨….그대 앞날에 더 큰 영광이 있기를 기도한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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