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모라비츠 IBM수석컨설턴트, 글로벌 CFO 포럼 참석

세계적인 금융 위기로 상당수 기업들이 내년도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가운데 '불황기에 어설프게 수립한 긴축 예산은 오히려 독(毒)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칼 모라비츠 IBM 수석 컨설턴트(사진)는 1일 "불황기에는 예산을 늘려야 할 부문을 오히려 줄이고,없애야 할 부문을 유지시키는 등 체계적이지 못한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며 "단기적인 비용 감축보다는 성과 관리의 큰 틀에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는 7일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관리회계학회가 주최하는 '글로벌 CFO포럼'에서 '불황 시대의 P&B(Planning & Budgeting;기획 및 예산)'를 주제로 강연하는 모라비츠는 한국경제신문과 미리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불경기에 기업들이 예산을 수립할 때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화두로 통합화와 표준화 를 꼽았다. 통합화는 비용 발생 부문을 중앙 집중화해 관리하고 대내외 서비스도 공동망을 구축해 일원화하는 것이 골자다. 고객이나 파트너사 등 외부와의 협업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라비츠는 "사업부서를 합치는 등 외형적 의미의 통합이 아니라 기업의 전체 전략에 맞춰 각 임직원들의 업무를 정렬하는 것이 요체"라고 설명했다.

모라비츠는 기업 내 업무 절차도 고도로 표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출장,비품 구매 등 각종 단순 업무 절차부터 재무·회계 등 상위 업무까지 글로벌 기준에 맞춰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위해서가 아니라 업무 자동화를 통해 처리 속도를 높이고 경영 정보의 정확성을 얻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는 특히 불황기일수록 전체 업무 프로세스의 '속도'와 '정확성'을 높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모라비츠는 "불황기를 회사 내에 흩어져 관리되던 자원과 시스템,정보를 정렬하고 일관되지 못한 기준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IBM의 경험에 비춰 볼 때 이러한 성과 관리를 통해 비용을 최고 20%까지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