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소수만 초대… 마술쇼ㆍ재즈연주ㆍ스탠딩 파티까지

"안심 스테이크에는 와인 소스를 올려 주세요. 웨딩 음악은 차분하면서도 신비로운 파이프 오르간 선율이 좋을 것 같네요. 피로연 파티는 마술 쇼와 재즈 공연으로 준비해 보는 게 어떨까요?"

직장인 이준영씨(32)와 김준희씨(30)는 오는 11월 있을 결혼식 준비로 주말마다 웨딩 플래너와 만난다. 웨딩파티 컨셉트에 맞춰 음식부터 드레스ㆍ꽃장식ㆍ피로연 프로그램 하나 하나까지 웨딩 플래너와 상의하기 위해서다. 김씨는 "평생 한 번 있는 결혼식인데 틀에 박힌 행사보다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파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결혼 성수기인 요즘 서울 강남에서는 그들만을 위한 맞춤 예식인 '시크릿(secret) 웨딩'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결혼이 가족ㆍ친지 중심의 집안 행사에서 신랑ㆍ신부 중심의 행사로 바뀌면서 웨딩 파티는 더욱 화려해지고 있다.

강남의 20~30대 예비 부부들 사이에선 하우스 웨딩을 비롯해 '시어터 웨딩'(그랜드 워커힐) '오페라 웨딩'(리츠칼튼ㆍ롯데호텔) 등 특급 호텔의 개성 있는 컨셉트 예식이 각광받고 있다.

이 같은 붐에 힘입어 하우스웨딩 전문업체 마리진은 삼성동 '베일리 하우스' 1호점에 이어 지난 6월 논현동에 2호점 '빌라드 베일리'를 냈다. 수영장이 딸린 이국적인 리조트 분위기에서 2시간30분 동안 우아한 피로연과 스탠딩 파티가 진행된다. '웨딩 프로듀서'가 예비 부부 각자의 스타일에 맞춰 웨딩 세리머니,피로연,애프터 파티까지 기획해 주고 있다. 이렇게 드는 비용이 4000만~5000만원 선(400명 기준)으로 특급호텔 웨딩 못지 않다.

빌라드베일리 관계자는 "이미 신랑ㆍ신부들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와 음식에 들어가는 소스부터 피로연 이벤트까지 마술쇼ㆍ재즈공연 등 맞춤식 웨딩을 원한다"고 귀띔했다. 신부를 위한 드레스도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베라 왕ㆍ오스카 드 라 렌타ㆍ발렌티노 등 외국 디자이너의 제품을 선호한다. 반면 예물ㆍ혼수는 결혼 이후에도 두고 두고 쓸 수 있는 '실용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특징이다. 흔히 다이아몬드ㆍ진주ㆍ유색 보석 등 이른바 '3세트 예물' 대신 명품 주얼리로 커플링을 구입하는 커플들이 많다.

혼수 가전은 아파트에 빌트 인으로 들어가는 냉장고 등 대형 제품 대신 '와인셀러' '에스프레소 머신' 등 소형 제품이 필수 품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안상미/최진석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