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한국증권연구원장은 25일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로부터 배워야 할 교훈은 IB(투자은행)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나라 적절한 위험관리와 규제체제를 통해 제대로 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국 금융위기로 IB에 대해 오해와 잘못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원장은 먼저 "IB 사업모형 자체가 실패한 것이 아니라 적절한 위험관리 없이 과도한 부채사용을 통해 과도한 자기자본 투자에 치중한 특정 IB사업모델이 부실화된 것"이라며 "IB에 대한 감독과 규제, 재무건전성 규제가 엄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결국 내부통제와 위험관리의 실패, 감독 실패가 최근 IB 부실화의 주원인"이라며 "시장에 기업금융수요와 위험이전 수요가 존재하는 한 IB는 영원히 존재할 것이고, 다만 법적 조직형태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화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 금융사태로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유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며 "미국 시장은 지나치게 금융혁신이 남용된 시장이어서 규제가 필요하지만 한국 시장의 경우 금융혁신 자체가 어려워 이를 가능하게 하자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원장은 끝으로 "미국 IB가 몰락했으니 한국 IB도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한국 경제의 특성을 고려할 때 위험전문가인 IB는 미국보다 한국에서 더 필요한 만큼 한국 상황에 적합한 IB 육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