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모건스탠리 등 급매물만 100억弗넘어
4분기 성장률 9%이하 가능성… '경착륙' 우려


'돈되는 건 다 팔아라.' 모건스탠리 등 금융회사들이 자금 마련을 위해 보유 중인 중국 자산을 잇달아 처분하고 있다. 이 같은 외국자본의 급격한 유출은 중국 경제의 향방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고공행진을 보여 온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4분기에 9% 밑으로 내려가 경착륙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관영 인터넷 뉴스사이트인 중국망은 23일 홍콩 문회보를 인용,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메릴린치 등이 급매물로 처분하려는 중국 자산이 100억달러를 넘는다고 보도했다. AIG는 중국 런쇼보험과 세운 합작 보험사 중국쇼샌의 지분을 매각키로 하고 원매자를 찾고 있다. 이미 파산한 리먼브러더스는 상하이의 푸하이상업빌딩과 상하이상청을 시장에 내놨다.

모건스탠리는 상하이의 주상복합건물인 진린톈지를 11억위안에 매각키로 했다. 모건스탠리는 5개의 호텔을 포함한 홍콩 내 부동산도 팔 계획이다. 메릴린치는 상하이 최대 번화가인 난징시루의 개발권을 넘길 예정이며,씨티은행은 차오허징위앤의 고층아파트 2개동을 매각키로 했다.

이 밖에 중국의 내국인 시장인 A주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외국 기관투자가(QFII.적격해외투자기관)들도 자금을 빼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작년 10월께부터 QFII들이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으며 새로 QFII를 취득한 투자자들도 중국 주식의 매입을 꺼리고 있다. 특히 워렌 버핏이 페트로차이나의 지분률을 대폭 낮췄고,홍콩의 재벌 리지아청도 난방항공 주식을 팔아치우는 등 큰손들이 차례로 주식을 팔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무부 메이신위 부연구원은 "중국 내 자산을 팔아 모회사의 손실을 보충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자본의 유출은 중국 부동산 및 주식시장과 위안화 환율을 왜곡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중국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을 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는 올해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4분기 성장률이 경착륙 저지의 마지노선인 9%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정부 씽크탱크인 국가신식중심의 량여우차이 박사는 이날 "4분기 성장률이 9% 밑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되면 일자리 부족과 빈부격차 확대 등 사회문제가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또 주변국에는 수출 감소 등 '차이나 리스크'로 작용하게 된다.

이날 인민은행은 5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경기기대지수가 1.3%로 대폭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창장증권의 장란 연구소장은 "향후 6개월 내 중국 경제가 회복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밝혔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