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 1기생'들이 주목받고 있다. 집단성매매업소를 해체하겠다며 '성전'(性戰)에 총대를 멘 이중구(동대문) 황운하(대전중부) 경찰서장이 '경찰대 1기생' 동기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그동안 성매매와의 전쟁에서 야전사령관은 주로 여성 경찰들의 몫이었다. 여성 총경 1~3호를 차례로 기록한 김강자 김인옥 이금형 등이 대표선수들이다. 경찰 내 엘리트 집단으로 불리는 경찰대 출신이,그것도 남자 경찰이 성매매 척결에 앞장선 것은 이례적이다. 그 핵심에 경찰대 1기생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대 1기생 동문회 총무를 맡고 있는 이병무 경정은 22일 "1985년 졸업,20여년째 경찰에 몸담고 있는 1기생들이 중추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제2,제3의 이중구,황운하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 이,황 서장 말고 1기생 중 자기 몫을 톡톡히 해내는 경찰이 많다.

백승엽 서대문 경찰서장은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지난 5월 이미 언론을 탔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경찰청 앞에서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행위는 기자회견을 가장한 불법 집회"라며 강제 해산시켰다. 이 일로 인해 백 서장은 졸지에 촛불집회자들의 '공적'이 돼 버렸다.

박경민 경찰청 본청 생활질서과장은 몇 년 전 전국을 도박장으로 만든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이 다시 부활 조짐을 보이자 퇴치 방법을 강구하느라 요즘 밤을 새우고 있다. 서울지방청 홍보담당관인 이인선 총경도 "경찰대의 위상을 개척해나가야 하는 역할을 맡다 보니 어려움도 많았지만 1기라는 자부심도 유난히 강한 기수"라고 소개했다.

1980년 설립된 경찰대는 학비 전액 면제에 졸업하면 시험 없이 곧바로 경위 계급장을 달고 경찰간부가 될 수 있어 인기가 높았다. 이듬해 첫 신입생을 뽑았는데 입학경쟁률이 무려 226 대 1.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는 이 기록은 전국 석차 0.5% 이내에 들어야 지원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박병국 경찰청 본청 홍보담당관은 이를 "평생 흔들리지 않는 준법정신 DNA를 몸 속에 꽉 채워 졸업한다"고 표현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