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에서 큰 것을 보고,세계를 이해한다(中小見大,博覽天下)'는 슬로건을 내세운 중국 최대 규모의 제5회 국제중소기업박람회가 22일 중국 남부의 경제 중심 도시인 광둥성(廣東省) 광저우(廣州)에서 열렸다.

중국의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재정부 상무부 등 중앙정부 부처 7곳이 주최하고 광둥성 정부가 주관하는 이번 박람회에 한국은 주빈국으로 초청돼 1만㎡ 규모의 별도 전시관을 배정받고 임차료와 특별장치 관리비 등을 감면받는 등 공동주최국 대우를 받았다. 이번 박람회에 주빈국으로 참가하는 국가는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에 이어 한국이 4번째다.

박람회가 열리는 파저우(琶州)전시관은 전체 규모가 국내 최대 전시관인 일산 킨텍스의 7배가 넘는 37만㎡에 달한다. 올해 30개국 6000여개사가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박종식 KOTRA 광저우무역관장은 "최근 중국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광저우는 대외무역이 활발한 곳이어서 아직 내수 침체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다"며 "작년 박람회에는 20만명이 전시회를 찾았으나 올해는 30만명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은 생활용품 38개사,농수산식품 32개사,섬유 28개사 등 9개 업종 165개사와 디자인 관련 기업 140여개사 등 작년의 10배가 넘는 300여개사가 참여했다. KOTRA는 이번 행사를 앞두고 중국 전역의 8개 무역관을 동원,현지 바이어 1200여사를 섭외해 국내 참가 기업과 총 3000여건의 상담을 주선했다. 특히 일부 부스에는 통역이 부족할 정도로 방문객이 몰려들었다. 이와 함께 한식 한과 한복 등 '한브랜드'와 경기 경북 인천시 등 지방자치단체 3곳이 참가해 한국의 문화를 홍보하기도 했다.

조미김 제조업체인 일오삼식품의 이임덕 대표는 "바이어와 일반인이 북새통을 이뤄 통역이 진땀을 흘렸다"며 "특히 올해는 주빈국이어서 그런지 다른 나라 부스보다 관심이 높은 편인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화재평가기기 제조업체인 페스텍인터내셔날의 홍용의 사장은 "중국 허베이성 쭌화시(河北省 遵化市) 부시장과 10여개 현지 업체 관계자들이 찾아와 딜러 계약 및 기술 이전에 관해 상담을 했다"며 "중국이 경제력이 높아지면서 화재로 인한 인명 손실,피해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 옷에 부착하는 금속 패션소재(Hot-fix)를 생산하는 신일무역의 김인수 대표도 "박람회 개장 1시간 만에 10건의 상담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국내 중소기업들은 오는 25일까지 열리는 박람회를 통해 중국 시장에 자사 상품을 본격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광저우는 홍콩,마카오와 인접해 있어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상하이나 칭다오 등에 비해 생산뿐 아니라 마케팅과 수출의 거점이 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며 "이번 박람회 참가로 국내 중소기업들이 광저우 등 중국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홍석우 중소기업청장은 "중국 장더장 부총리와의 면담에서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국내 중소기업의 광저우 진출 확대를 위해 현지 제도 안내 및 시장조사 인력 등에 대한 비자 발급 기준을 완화해 달라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