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금융공사가 지난 6월 이후 3개월째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하지 못해 서민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금융 기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신용경색으로 MBS 발행금리가 급등하자 역마진을 우려한 공사 측이 MBS 발행을 사실상 중단했기 때문이다. MBS는 주택금융공사가 판매한 주택담보대출을 자산으로 해서 만든 유동화 증권을 말한다.

21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MBS 발행을 위한 가산금리는 채권시장에서 200bp(2%포인트)로 형성돼 지난 6월(50bp수준)에 비해 4배가량으로 급등했다. MBS 금리의 기준이 되는 국고채 5년물 금리(연 5.87%)에다 2%의 가산금리를 더해 연 8%의 이자율을 제시해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 4월 MBS 발행금리가 연 5.51∼5.86%였던 것에 비하면 불과 반 년 만에 금리가 2.5%포인트가량 급등한 것이다.

반면 보금자리론 대출금리는 연 7.25∼7.50%로 MBS 발행금리보다 0.5%포인트 이상 낮아 MBS를 발행할 경우 역마진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공사 측은 올 들어 매월 발행했던 MBS를 최근 3개월 동안 발행하지 않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관리비용과 대손충당금까지 감안하면 보금자리론 1건이 나갈 때마다 1%포인트 이상의 이자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며 "올해 상반기 이미 280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저렴한 보금자리론의 수요가 크게 늘어났으나 MBS발행 중단으로 서민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금융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MBS 발행여력이 급격히 감소해 내년 보금자리론 공급 규모가 평년의 20%인 1조원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