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미국계 은행이 아닌 해외 금융사가 보유한 모기지 관련 부실자산도 매입해 주기로 함에 따라 스위스 은행인 UBS가 상당한 수혜를 볼 전망이다.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는 미국 모기지 관련 증권 등에 투자했다가 지금까지 400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투자은행 부문 육성을 위해 파생상품에 집중 투자한 결과이다. 그동안 자산상각 등을 통해 모기지 자산을 많이 줄여왔지만 여전히 수백억달러 규모의 모기지 관련 파생상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연방 정부의 시장 개입으로 미 모기지 시장이 안정되면 UBS는 자산상각에 따른 손실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접 경매에 참여해 미 정부에 모기지 증권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지난 주말 뉴욕 증시서 UBS 주가가 31.35% 급등한 것도 이런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다.

이 밖에 미국 모기지 관련 증권을 보유하고 있는 영국 및 일본 금융사들도 서둘러 경매에 참여해 부실 자산을 털어낼 가능성이 크다. 미국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모기지 관련 증권을 쥐고 있으면 계속 손실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등 모기지 관련 부채담보부증권(CDO)을 매입해 손실을 본 국내 금융사들도 채권 회수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국내 금융사들은 대부분의 부실을 회계에 반영했지만 잔존가치가 있는 모기지 증권을 처분할 수 있는 기회가 오면 팔겠다는 계획이다. 물론 구체적인 매각 여부는 미 재무부가 부실자산의 범위를 어떻게 정할지를 지켜봐야 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