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들은 이번 금융위기로 줄줄이 문을 닫거나 다른 회사에 흡수합병되는 수모를 겪었다. 지난 3월 베어스턴스가 파산 직전 JP모건체이스에 합병됐으며 메릴린치는 BOA로 넘어갔다. 미 4위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는 파산보호를 선언했다. 쟁쟁하던 투자은행 중 남아 있는 곳은 업계 1,2위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뿐이다. 미 정부의 구제금융으로 가장 큰 혜택을 받는 곳은 바로 이 두 금융사다. 와코비아,중국 중신그룹 등과 매각을 협상 중인 모건스탠리는 이번 조치로 협상에 여유가 생겼다.
투자은행과 함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비중이 높은 금융사 역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미 최대 모기지 업체인 컨트리와이드는 지난 6월 BOA로 넘어갔다. 미 최대 저축대부조합(S&L)인 워싱턴뮤추얼도 매각 작업을 추진 중이다. 추가 자본 확충 길이 막힌 미 지방은행들도 패자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JP모건체이스 BOA HSBC 등 종합금융업을 지향해 온 초대형 상업은행들은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고 있다.
메릴린치 인수로 BOA는 부동의 세계 1위 금융사가 됐다. 영국 4위 은행인 바클레이즈도 리먼의 투자은행 부문 핵심 부문 등을 20억달러에 인수,세계 금융계의 강자로 부상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