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는 정액형·손보상품은 실손형

"사망이나 중증 질병을 보장하는 보험 상품은 바로 소개해주면서 치료비를 주는 의료실손 상품은 왜 ○○화재에서 가입하라고 하느냐."

"자동차 보험도 보험인데 왜 안 파느냐?"

올해 초까지만 해도 고객과 상담하다보면 가끔 이런 질문을 받고 난감했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차이부터 설명해야 하는데,이를 처음부터 들으려는 고객이 많지 않아서다.

그런데 지난 5월부터 정반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생보업계에서 의료실손 상품을 내놓은 데 이어 9월부터는 한 명의 컨설턴트가 손보와 생보 상품 모두를 팔 수 있는 교차판매가 시행돼 생·손보 간 장벽이 허물어졌기 때문이다.

많은 고객들은 아직도 이런 트렌드에 생소한 듯하다. 컨설턴트 1명으로부터 모든 보험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원스톱(One-stop) 쇼핑이 가능해졌는데도 "이제 자동차 보험도 팔아?"라고 되묻는 고객이 많다. 모두가 생·손보의 차이를 모르는 데에서 비롯되는 질문이다.

생보와 손보는 '우연한 사고에 대비해 많은 사람들이 공동으로 준비'한다는 근본철학은 동일하다. 그러나 생보는 사람의 생존과 사망을 주로 보장하고 손보는 자동차보험 화재보험처럼 대물 관련 위험 보장이 핵심이다.

고객이 반드시 알아둬야 할 사항은 생보 상품의 경우 대부분 정액형으로 보험 사고 시 정해진 금액을 주는 반면 손보 상품은 실제 손해액만을 지급하는 실손형이란 점이다. 예를 들어 3000만원짜리 정액형 암보험을 보험사 2곳에 가입해뒀다면 암이 발병할 경우 총 6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손보사의 실손형 상품은 다르다. 대표적인 상품인 의료실손의 경우 치료비 한도가 3000만원이라 하더라도 1000만원만 들었다면 실제 지불한 1000만원까지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여러 보험사에 의료실손을 가입했더라도 모든 보험사를 합쳐 1000만원까지만 가능하다. 즉 여러 보험에 가입해놓아도 중복 보장을 받지 못한다. 가입할 때 반드시 정액형인지 실손형인지 살펴봐야 한다.

생·손보의 교집합엔 질병 상해 간병 등을 보장하는 소위 '제3영역'이 있다. 이 영역은 생보사나 손보사가 상품 개발이나 판매에 제한이 없다. 다만 제3영역의 상품은 만기는 80세 이하,보험금 한도는 개인당 2억원 이내이며 만기 시 돌려주는 환급금은 납입보험료 합계액 이내로 제한돼 있다.

신상품 가입을 위해 기존 상품 해약을 권하는 컨설턴트도 있겠지만 무턱대고 해약해서는 안 된다. 일반적으로 보험상품은 중도에 해지하면 해약환급금이 납입한 돈보다 적다. 해약에 따른 손실과 새로운 상품 가입에 따른 이익을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새로 보험에 가입하고자 한다면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생애재무설계를 해보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형태가 바람직하다. 1단계로 교육 및 결혼 주택구입 자금 등을 보장해두고,그 다음으로 은퇴 전 사망 위험과 은퇴 후 노후생존 위험 등에 대비한 뒤 상속·증여까지 보장하는 식으로 보험에 가입하면 안정적인 삶을 꾸릴 수 있다.

정춘열 안산지역단 본오지점 F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