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대장주 NHN이 유가증권시장 이전을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황인준 NHN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9일 한경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기관 투자가들의 강력한 요청을 받아들여 유가증권시장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 CFO는 "취임 이후 IR 강화를 위해 기관투자가들을 만나 본 결과 이구동성으로 유가증권시장 이전을 권유했다"면서 "코스닥시장본부측도 더 이상 유인책을 제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NHN 경영진이 유가증권시장 이전을 공식화 한 만큼 이르면 올해 내에도 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선물거래소(KRX) 승인 절차가 남아있지만 NHN의 실적 등을 고려하면 요식행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코스닥시장의 상징적 존재인 NHN이 코스닥을 떠나려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큰 폭으로 주가가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30만원을 찍었던 NHN의 주가는 최근 15만원 아래로 떨어져 반토막이 난 상태다.

황 CFO도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하면 인덱스 펀드의 신규 편입 수요가 창출돼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해 이를 뒷받침힌다.

NHN은 그동안 높은 성장성을 바탕으로 코스닥시장의 대장으로 군림했다. 이에 따라 주가가 '대장주 프리미엄'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근절되지 않고 있는 코스닥 기업들의 횡령ㆍ배임ㆍ주가조작 사건, 시장 참여자들의 시장 외면 등은 코스닥 할인 요인으로 NHN을 꾸준히 괴롭혔다.

NHN 지분 7.9%를 보유하고 있는 미래에셋도 이로 인해 NHN의 유가증권시장 이전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NHN이 더 이상 성장주가 아니라는 점도 이전을 부채질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 3분기 NHN의 실적은 상장 이후 처음으로 전분기 대비 감소할 것이라는 게 증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김동희 한화증권 연구원은 "NHN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경기침에 따른 온라인 광고 시장의 성장 둔화와 게임 부문의 매출 감소 탓에 전분기 대비 각각 1.1%와 5% 감소한 3015억원과 1222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했다.

김창권 대우증권 연구원도 NHN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각각 1.5%와 4.4% 감소한 3000억원과 123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황 CFO는 "3분기가 비수기인만큼 실적 전망이 안 좋은것은 사실이나 성수기인 4분기에는 성장세로 돌아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