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국 지수 편입(編入)이 확정됐다. FTSE지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와 함께 전 세계 기관투자가들이 벤치마크로 삼는 대표적인 주가관련지수다. 따라서 우리 증시가 FTSE지수 편제에서 종래의 선진신흥시장을 벗어나 선진국 지수로 편입됐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사실 한국 증시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에 비해 그동안 상당히 저평가돼 왔다. 북한과의 대치상황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세계 13대 경제대국임에도 신흥시장으로 분류되는 등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여러 측면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던 게 현실이었다.

그런 점에서 FTSE 선진국 지수 편입은 우리 증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방한중인 마크 메이크피스 FTSE 회장은 "신규 자금 유입으로 한국 증시가 3~5% 오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증시 안정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선진시장은 연기금과 같은 장기투자자들이 선호하기 때문에 수급이 안정돼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아지고 투자심리도 개선될 수 있다. 해외발 충격에 한국시장만 유독 취약한 모습은 적어도 없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물론 이 같은 효과가 당장 나타나기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선진시장 진입은 2009년 9월부터 이뤄지는데다 최근 시장 여건을 감안하면 단기간내 증시의 지각변동을 바라는 것은 시기상조다.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의 입김이 더욱 세질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신흥시장 자금만 빠져나가고 선진시장 자금은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다.

결국 FTSE 선진국 지수 편입에 따른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이점은 최대한 누리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증시의 투명성을 더욱 높이고 작전 등 불공정거래를 일삼는 시장교란 세력이 발붙일 틈을 없애는 일이 급선무다.

아울러 기업의 기초체력을 키우기 위해 시장관련 규제는 최소화하되 오히려 투자자 보호는 더욱 강화해야 한다. 이와관련, 기업을 옥죄는 출자총액제한제도는 폐지돼야 마땅하다. 또 지주회사 관련 규제와 금산분리 원칙도 하루속히 완화(緩和)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