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찔끔'…태풍에 열대바람 북상
23일 이후 한풀 꺾일 듯

추석이 지났는데도 낮 최고 기온이 섭씨 30도를 넘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7일 서울의 최고 기온은 31.8도로 이달 들어 가장 높았다. 이달 들어 서울에서 30도를 넘었던 날은 벌써 6일에 이른다. 지난해 9월 30도를 넘었던 날은 하루에 불과했고 2006년에는 이틀뿐이었다. 9월1일부터 16일까지 평균 기온은 23.7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21.9도보다 1.8도가량 높다.

기상청은 이 같은 초가을 더위에 대해 더위를 식혀 줄 비가 거의 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승배 기상청 통보관은 "북쪽의 찬 공기가 아직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는 데다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은 날씨가 계속되면서 더위가 가시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의 경우 지난 1일 72.5㎜의 비가 내린 이후 2일(5.5㎜) 5일(0.2㎜) 11일(0.5㎜) 세 차례에 걸쳐 '찔끔' 비가 온 것이 전부다. 제주도 남쪽 해상으로 접근하고 있는 제13호 태풍 '실라코'가 몰고 온 열대 지방의 더운 바람도 늦더위에 일조하고 있다.

기상청은 18일까지 30도 안팎의 뜨거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통보관은 "주말에도 28도 안팎의 더운 날씨가 계속될 것"이라며 "추분인 23일이 지나서야 더위가 한풀 꺾이겠고 최고 온도가 25도 이하로 내려가 '선선하다'고 느낄 수 있으려면 10월 초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내다봤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