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美정부가 관리

미국 정부가 공적자금 투입 불가라는 '명분'보다 '시장 안정'이라는 실리를 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6일 AIG 및 자회사 자산과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AIG에 최대 8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대신 AIG 주식 79.9%를 인수할 권리를 갖는다.

리먼브러더스에 이어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까지 파산하면 전 세계 금융시장이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양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회사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이어 AIG도 사실상 정부 관리 아래에 둔 셈이다.

AIG 구제금융 지원 기간은 24개월이며,금리는 3개월 만기 리보(Liborㆍ런던은행 간 금리)에 8.5%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날 기준으로 적용 금리는 11.3%에 달한다. AIG는 2년 내 보유 자산을 처분해 빚을 상환해야 한다. FRB는 구제금융 지원과 함께 AIG 보통주와 우선주 주주에 대한 배당금 지급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갖기로 했다.


FRB는 이와 함께 부실 경영 책임을 물어 현 경영진을 교체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임 최고경영자(CEO)에 에드워드 리디 전 올스테이트 CEO가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AIG는 1조1000억달러의 자산과 전 세계 130개국에서 7400만 계약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보험사다.

한편 자산 규모 영국 3위 은행인 바클레이즈는 리먼브러더스의 투자은행(IB) 사업 부문 일부와 본사 건물 등을 17억5000만달러에 인수할 것이라고 이날 발표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