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은 17일 증권업종에 대해 리먼브러더스 관련 피해가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리스크가 시장을 지배하는 현 국면에서는 보수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강승건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리먼브러더스 파산보호신청으로 인한 추정손실규모는 증권사들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증권사들의 주가연계증권(ELS)은 위험회피를 위해 같은 구조의 상품을 해외투자은행으로부터 매입해 국내에서 되파는 '백투백 헤지' 상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 실제 자체 헤지를 하는 국내 증권사는 전체의 20%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리먼브러더스가 파산 보호신청에 들어가면서 국내 증권사들이 리먼과 한 백투백 헤지거래에서 발생할 손실 규모가 문제되고 있다.

하지만 강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권사들이 백투백 헤지 방식을 '펀디드스왑(Full funded Swap)'이 아닌 '언펀디드스왑(Unfunded Swap)'으로 많이 변경해 리먼브러더스가 파산에 들어가더라도 실제 손실금액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증권의 경우도 신용환산액은 1617억원이지만 비유통 ELW를 제외하고 언펀디드스왑 방식으로 거래된 ELS 발행금액을 제외하면 실질 신용환산액은 80억원 수준으로 발표했다는 것. 신용환산액은 거래상대방별 거래금액을 시가평가한 현재의 대체비용에다 잔존계약기간 중의 잠재 위험액을 합한 것이다.

언펀디드스왑 방식은 투자원금을 판매사가 보유하고 가치 변동분만 상호 정산하기 때문에 리먼이 파산하더라도 손실금액을 옵션가치로 제한된다. 반면 풀펀디드스왑은 투자원금을 포함한 모든 금액을 리먼에서 투자하기 때문에 투자원금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강 애널리스트는 "리먼브러더스와 메릴린치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로의 인수로 미국 금융시장 신용경색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AIG와 워싱턴뮤추얼에 대한 리스크 또한 여전히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같이 리스크가 시장을 지배하는 국면에서는 증권업종에 대해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