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서울에서 주변 경관에 어울리지 않는 건물은 원칙적으로 지을 수 없게 된다. 또 야간 조명과 광고물의 밝기도 가이드라인에 따라 엄격히 제한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시 기본경관계획'과 '야간경관 기본계획'을 마련해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16일 발표했다. 서울 전역을 대상으로 한 경관 기본계획 수립은 작년 5월 제정된 경관법에 따른 것으로 실제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의 경관 관리는 서울시 건축심의를 받는 16층 이상 대형 건축물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적용돼 왔다.


계획에 따르면 서울 경관의 기본 구조를 이루는 곳으로 보전 및 관리가 필요한 지역은 '경관 기본관리구역'으로 지정된다. 또 이들 기본관리구역 중 핵심적인 곳은 '중점관리구역'으로 묶인다.

기본관리구역은 서울 도심과 남산,북한산 등 주요 산,한강 및 지천,서울성곽,서울역사 등 지정문화재 주변 지역이 포함됐다. 이 중 중점관리구역으로는 세종로,남대문시장,청계천 주변,용산동,필동,노량진,옥수,서강,북촌,선릉 일대 등이 지정됐다.

이들 지역에서는 미리 세워진 기본계획에 따라 경관에 어울리는 건축물을 지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 건축심의를 받지 않는 15층 이하 건축물에 대해서도 구청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기 전 자기진단서(체크리스트)를 제출하도록 할 방침"이라며 "이 리스트에는 건축물 배치,높이,규모,외관,재질 등이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를 건축주 스스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또 공해 수준에 이른 서울지역의 야간 조명을 규제하기 위한 야간경관 계획도 함께 수립했다. 이 계획에 따라 시는 민간 발광광고물에 대해 직접 조명이나 원색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빛을 내지 못하도록 조명의 휘도 및 설치기준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

시는 아울러 서울을 도심,부도심,일반지역,외곽지역(자연경관지역),한강 등 5개 지역으로 구분해 야간경관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도심에서는 활기 있는 밝은 빛으로,부도심에서는 고층 빌딩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신기술이 가미된 입체적인 빛으로,한강은 안전성이 강조되는 어두운 빛으로 꾸며진다.

시는 이와 함께 앞으로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와 서울의 밤을 상징하는 아이콘을 개발하고 계절별로 '빛 축제'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시는 앞으로 시의회와의 의견 조율을 거쳐 올해 말까지 기본계획을 확정,고시하고 내년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