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위 투자은행(IB)인 리먼브라더스가 파산 보호를 신청함에 따라 전세계 금융시장이 혼란으로 빠져드는 가운데 금융관련주 뿐 아니라 리먼브라더스가 투자한 종목들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리먼브라더스가 투자 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리먼이 투자 한 기업들도 자금압박에 시달릴 것이라는 지적이다.

16일 금융감독원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리먼브라더스 커머셜 코퍼레이션 아시아 리미티드(Lehman Brothers Commercial Corporation Asia Limited)는 지난해 12월 92억3600만원 규모의 나노캠텍 CB를, 지난해 9월에는 단성일렉트로닉(옛 엔트로피)의 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각각 1000만달러 어치씩 취득했다. 이에 앞선 지난해 6월에는 총 92억7300만원을 투자해, 엘림에듀 CB를 인수했다.

리먼브라더스는 이외에 바이오매스코리아, 이앤이시스템 등은 장내에서 직접 취득했다.

리먼브라더스는 지난달 각각 400만 달러에 해당하는 나노캠텍과 단성일렉트론의 전환사채권을 각각 426만8889달러와 434만6668달 러에 매각하고 최근 엘림에듀에 조기상환을 요구하는 등 자금회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과거에도 자금 사정이 일시에 악화된 해외 투자사들이 국내에서 자금회수에 나선 경우가 있다.

주로 국내 중소형주의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활용한 차익거래(Arbitrage)에 나섰던 헤지펀드 애머런스(Amaranth)는 천연가스 선물에 투자했다가 한달만에 60억 달러를 날렸을 당시인 지난 2006년에는 IHQ, 한텔 등 15개 기 업의 해외 사채를 또 다른 헤지펀드인 DKR 오아시스 매니지먼트 컴퍼니(DKR Oasis Management Company LP)에게 처분, 1000억원 가량을 현금화한 바 있다.

당시에는 세계 금융시장의 호황으로 애머런스의 물량을 받아줄 투자자가 있었지만 최근 전세계 금융시장의 악화로 투자자들의 안 전자산 선호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어, 이들 물량이 장내에서 소화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같은 우려에 이날 오전 9시 14분 현재 엘림에듀, 바이오매스코, 단성일렉트론 등이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