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1대책','9.1세제 개편안' 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 대책이 최근 잇따라 발표되면서 추석 이후 주택 시장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19일 서민주택공급 확대 및 종합부동산세 완화방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주택 시장이 이들 재료를 '땔감' 삼아 경기침체와 금리상승이란 침체요인을 딛고 다시 타오를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12일 부동산 전문가 5명을 대상으로 '추석 이후 부동산시장 전망'을 물은 결과 이들은 잇따른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추석 이후 주택 시장은 침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 매수 적기로는 대체적으로 내년 상반기나 하반기를 꼽았으며 유망 지역으로는 신규 분양은 위례,판교,광교 등 신도시와 서울 재개발 아파트,기존 주택은 강남 및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를 지목했다.


◆당분간 관망세 계속될 듯


전문가들은 올 연말까지 주택시장이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본다. 경기침체와 금리상승이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정부당국이 종합부동산세 개편 등 추가 규제완화를 추진 중이어서 매수자들이 당분간 관망을 보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안명숙 우리은행 PB사업단 부동산팀장은 "경기침체에 따른 매수세 위축이 심각한 수준이어서 당장 시장이 회복되기가 어렵다"며 "발표된 부동산 대책이 실제 시행에 들어가고 추진 중인 추가완화책도 가시화돼야 반응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선 부동산114전무는 "연말까지 전반적으로 약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공급물량이 늘고 있는 경기 남부는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 가격 반등 시기로는 대부분 내년 상반기 이후를 꼽았다. 박합수 국민은행 PB부동산팀장은 "내년 상반기부터는 주택 분양물량 감소의 영향이 나타나 서서히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반등시기를 연말 이후로 전망한 의견도 있었다. 곽창석 나비에셋 사장은 "대출규제가 완화되지 않는다면 경기침체와 고금리 여파로 내년 연말까지는 약보합세 내지 보합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수적기는 내년 상반기 이후

주택매수의 적기 역시 내년 상반기 이후를 꼽는 의견이 많았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고가주택은 내년 4~5월에 종부세 회피 매물이 나올 때 급매물을 잡는 것이 좋다"며 "중.저가 주택은 비수기인 내년 7~8월을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내년 상승기에 대비해 올 하반기 투자를 주문하는 견해도 나왔다. 박합수 팀장은 "현재 대부분의 수요자들이 관망을 하고 있어 매수자 우위의 시장이기 때문에 급매물 위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내년 상반기부터는 많은 수요자들이 주택 매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이보다 한발 앞선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택소유자들의 매도적기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엇갈렸다. 안명숙 팀장은 "강북권 주택은 추가 상승여력이 미미해 올해 안에 팔고 강남권 주택은 내년 상반기 가격이 회복될 때 내놓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희선 전무는 "매수자 우위가 끝날 것으로 보이는 2010년이 매도 적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망한 신규 분양단지로는 대체적으로 판교.광교.위례신도시,서울 재개발 아파트 등이 거론됐다. 김희선 전무는 "판교나 광교 등 신도시는 입지적인 메리트가 크고 서울 재개발 아파트는 중.장기적으로 도심회귀현상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투자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강변 재건축 추진 아파트 살펴볼만

기존 주택 투자로는 강남이나 한강변 등의 재건축 추진 아파트를 꼽는 의견이 많았다. 안명숙 팀장은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나 강동구 고덕동 주공1단지가 조합원 지위양도 허용과 향후 용적률 조정 등 재건축 추가 규제완화에 따른 수혜를 크게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선 전무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등 한강변 아파트가 초고층으로 재건축될 수 있도록 허용되면 일부 부지를 기부채납하더라도 가치가 크게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전세가격은 서울 강북권은 상승세,강남권은 하락세로 의견이 모아졌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