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달 중순 순환기 계통에 이상이 생겨 수술을 받았고 지금은 상태가 많이 호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병명은 뇌졸중의 일종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10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김 위원장이 순환기 계통에 이상이 발생해 치료를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이에 대한 정밀 검증작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지금은 집중적으로 치료를 받아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는 첩보도 입수됐다"고 보고했다고 이철우 정보위 한나라당 간사가 밝혔다. 앞서 외신들은 김 위원장이 지난 9일 정권수립 60주년 기념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뇌졸중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김 위원장의 신병이상설이 증폭됐었다.

국정원은 특히 "북한에 아직 내부 동요가 전혀 없는 것으로 미뤄볼 때 언어 구사에는 다소 문제가 있으나 통치행위가 가능한 상황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 김성호 국정원장도 업무보고 후 기자들과 만나 '시급한 상황은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박영선 정보위 민주당 간사는 "국정원의 보고내용으로 볼 때 반신불수가 됐다는 보도도 사실이 아니며 거동이 크게 불편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지난달 14일께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인지하고 관련 첩보를 꾸준히 수집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보고에서는 외국 의료진이 입북해 수술을 한 사실도 확인됐다. 청와대도 비슷한 시점에 보고를 받아 관련 내용을 파악하고 있었다.

정부는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언제 완전히 회복될지 등 북측 동향에 대해 면밀한 정보 수집에 나선 상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의 일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김 위원장이 와병 중인 틈을 타 권력투쟁이 전개되고 있으며,군부가 현재 권력공백을 이용해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북한 권력 서열 2위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문제는 없다"고 밝혔다고 일본의 교도통신이 평양발로 보도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 회의와 안보장관회의를 잇달아 주재,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등 최근의 북한 상황을 보고받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유창재/홍영식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