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모 조사 … 업계 "식약청 기준 통과" 반발

미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일부 선크림(선블록)의 자외선차단지수(SPF)가 제품에 표시된 수준에 못 미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유럽 사설 검사기관(ICRT)에 의뢰해 국내 5개 업체 6개 제품의 SPF지수를 검사한 결과 3개 제품이 포장에 표시된 지수에 미달했다고 10일 발표했다.

검사 대상은 △아모레퍼시픽 '헤라 선 메이트 데일리''라네즈 선블록 아쿠아' △로레알 '유브이 퍼펙트' △에스티로더 '사이버화이트 이엑스' △LG생활건강 '오휘 퍼펙트 선 블록 레드' △더페이스샵 '내츄럴 트리플액션 선블록 크림' 등 6개 제품이다. 이 중 'SPF 50'으로 표시된 에스티로더 제품이 실제론 37.3,'SPF 50+'로 표시된 LG생활건강.더페이스샵 제품은 각각 41.0과 34.7로 측정됐다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과 로레알의 3개 제품은 표시된 SPF를 충족했다.

이에 대해 관련 업체들은 제품 출시 전에 이미 식품의약품안전청의 SPF 시험기준을 통과했는데 소시모가 식약청 기준이 아닌 유럽화장품공업협회(COLIPA) 기준으로 시험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 업체 관계자는 "업체별로 상이한 SPF 영역대의 제품을 선택해 처음 시험단계에서부터 오류를 드러냈다"며 "SPF가 높을수록 시험조건에 따라 오차가 더 크게 나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소시모 발표에서 SPF가 표시된 것보다 낮은 제품은 모두 SPF 50 이상이었다.

식약청 관계자는 "검사 결과를 자세히 검토하기 전에 뭐라고 평가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시험방법이나 설계에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