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최근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했지만 기업가치에는 변화가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두산은 지난해 인수한 소형건설장비업체 밥캣(Bobcat)에 대한 추가적인 자금 지원과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그룹 전체의 유동성 위기감이 커졌었다. 지난 8월 한 달 동안만 주가가 30% 이상 하락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오히려 추가 인수합병(M&A)에 나서지 않음으로써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거두는 동시에 지주사 전환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정성훈 현대증권 연구원은 "시장 신뢰성이 훼손되면서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했다"며 "그러나 테크팩사업부 물적분할 등의 결정으로 지주사 전환 작업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테크팩사업부 분할로 두산의 자산과 부채는 각각 2627억원과 2553억원 감소하고 차입금도 1조423억원에서 7383억원 줄어들게 된다. 투자자산대비 총자산 비율은 종전 38.4%에서 43%로 상승하는 반면 부채비율은 224%에서 166%로 개선된다는 설명이다. 정 연구원은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기 위해 자산을 추가적으로 정리할 것으로 보여 연말까지 지속적인 구조조정이 단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장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이 '그룹 다지기'에 들어갔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밥캣에 대해 두산은 손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이 각각 5억2000만달러,4억8000만달러 등 총 10억달러를 출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영업가치 및 상표권 등 기타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는 변함이 없다"며 "9000억원으로 평가한 영업가치도 그 이상의 매각가치를 보유하고 있어 밸류에이션은 우수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증권은 두산에 대해 목표주가를 24만원으로 제시했다. 유진투자증권도 19만원을 제시하고 매수를 추천했다. 두산은 지난 9일 11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