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9일 대우조선해양 매각 관련 예비입찰 서류 접수를 마감하고 포스코 GS 현대중공업 한화 등 4곳을 예비입찰자로 최종 확정했다. 인수전이 막을 올리면서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10일 상경투쟁에 이어 매각 관련 토론회를 개최해 여론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노조는 또 우리사주조합의 지분을 토대로 컨소시엄을 구성,인수전에 가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인수전의 새 변수로 부각되는 양상이다.

◆얼마나 적어냈을까

인수 후보기업들은 예비입찰 서류에 인수금액과 함께 자금조달 계획,시너지 효과,경영계획 등을 담았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인수금액.

각 인수 후보기업들은 인수 가격과 관련해서는 한결같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대략 6조~7조원가량의 가격을 적어냈다는 '설'이 흘러 나오고 있지만 공식적인 입장은 한결같이 '노 코멘트'다. 굳이 예비입찰에서 '가격 전략'을 노출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포스코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지분(50.4%)의 시가총액에 적정한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인수금액을 정했다"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 자금을 마련할지는 아직 유동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화 관계자는 "대략 8조원 이상의 자금 조달 계획안을 마무리짓고 이를 토대로 인수가격을 적어냈다"고 말했다.

인수금액을 포함해 이번 예비입찰 서류에 제시한 내용은 구속력이 없어 상황에 따라 바뀔 가능성이 높다. 산업은행은 이날 마감된 예비입찰서를 검토한 뒤 이번 주말께 실사 참가허용 여부를 통보할 계획이다. 16일부터는 3주간 실사를 진행하고 본입찰은 10월 중순께 실시할 예정이다.

◆입김 세지는 대우조선 노조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10일 서울 산업은행 본사 건물 앞에서 집회를 열고,매각 과정에 노조의 목소리를 반영해 줄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달 중에는 노조 주최로 매각 관련 토론회를 연다는 계획도 잡아놨다. 여기에다 대우조선해양 직원들로 구성된 우리사주조합은 퇴직금과 금융권 차입 등을 통해 지분을 불린 뒤 인수전 참여기업들에 컨소시엄 구성 등을 제안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인수 참여기업 관계자는 "현재 우리사주조합 지분은 88만2000주(0.46%) 정도에 불과하지만 우리사주조합을 잡을 경우 직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인수 참여기업들이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음 달 초로 예정돼 있는 대우조선해양 노조위원장 선거도 변수다. 강경파가 선출될 경우 매각과정에서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