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괴담'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불안을 해소시키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해당 기업들의 최고경영진은 잇따라 여의도 증권가를 찾아 '뜬소문' 진화에 나서고 있다.

4일 두산그룹과 STX그룹은 여의도에서 언론사 대상 긴급 설명회를 열고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이종철 STX 부회장은 이날 "그룹 재무 구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그룹 전체적으로 지난 6월 말 현재 3조500억원 정도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비해 차입금은 3조2000억원"이라며 "특히 올해 에비타(EBITDA,세금·이자·감가상각 차감 전 이익)는 2조5000억원으로 차입금 총액이 연간 현금창출 능력의 1.2배에 불과할 정도여서 유동성에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두산그룹도 유동성 우려와 관련,"시장에서 떠도는 유상증자는 전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이 그룹 김진 사장은 "시장과의 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해 신뢰성을 잃으면서 큰 일(주가 하락)을 겪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는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산그룹은 앞서 지난달 29일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긴급 IR(투자설명회)를 열어 주가 급락에 대해 해명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7월 말 애널리스트들을 모아놓고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구책을 제시한 데 이어 지난달 25일엔 채권 담당 애널리스트들만 따로 불러 비공개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증시 루머 확산의 공범'이란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5개 증권사 애널리스트에 대한 특별검사에 착수,보고서와 연계된 선행매매 여부 등을 점검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은 "강세장이 열린다던 애널리스트들이 주가가 조금 빠지면 약세장이라고 말을 쉽게 바꾸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