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만기 몰려있지만 외국인 대부분 재투자할 듯

'9월 위기설'의 최대 고비로 오는 9~10일이 주목받고 있다. 9월 만기도래하는 외국인 보유 국고채의 만기일이 이 두 날짜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이때까지는 금융시장 불안이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3일 채권시장에선 9월 위기설은 '이미 상황 종료'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이 만기도래한 국고채를 이미 상당 부분 재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데다 본국에 송금하더라도 은행들이 이미 필요한 달러를 확보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9월 만기도래하는 국고채와 통화안정증권(통안채)은 모두 6조7000억원(약 67억달러)으로 이 중 국고채가 5조9000억원,통안채가 8000억원가량이다. 이 중 문제가 되는 것은 국고채다. 오는 9~10일 이틀간 만기가 몰려 있기 때문이다. 통안채는 9월 중 골고루 만기가 분산돼 있어 별 문제가 안된다.

국고채 만기는 9일 6000억원(5년물),10일 5조3000억원(3년물)으로 추정된다. 국고채 금리가 3년물의 경우 연 5.87%,5년물은 연 5.95%로 미국국채 금리(연 3.0%수준)보다 훨씬 높아 대부분 외국인들이 이미 재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외환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이 3일 "국고채 만기가 집중된 오는 9~10일이 지나면 어느 정도 환율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한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이 재투자하지 않더라도 금융시장에 추가로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만기도래한 국고채에서 받는 원리금을 밖으로 가져갈 경우 은행들이 달러로 바꿔줘야 하는데 대부분 은행들이 이미 필요한 달러를 구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9월 위기설이 가라앉더라도 국내외 경제여건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 이후에도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삼성선물 관계자는 "신흥시장에서 외국인의 자금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지금은 좀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