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 '증자' 비상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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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산 폭락하는데 위험관리기준은 강화되고 보험사들 '증자' 비상 걸렸다
보험사들이 최근 금융시장 요동으로 비상이 걸렸다. 투자자산으로 운용 중인 채권값과 주식값이 동반 급락함에 따라 지급여력비율이 떨어져 일부 보험사는 증자를 해야 할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특히 내년 4월부터 위험 기준 자기자본(RBC) 제도가 도입되면 일부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지급여력비율이 위험 수준인 100%에 미달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금융위기에 전전긍긍
동부생명은 600억원대의 증자 계획을 2일 발표했다. 동부생명의 경우 1999년부터 9년 연속 흑자를 내왔고 2007회계연도에도 당기순이익 208억원을 거둔 회사다.
그러나 최근 주가 하락과 채권 금리 급등에 따라 유가증권 평가손이 발생,3월 말 150%대였던 지급여력비율이 6월 말 120%대까지 하락해 증자가 필요해졌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100%에 미달할 경우 경영개선요구 등 적기시정조치가 내려진다.
이런 문제는 모든 보험사들이 안고 있는 고민이다. 작년 6월 말부터 올해 6월 말까지 1년 동안 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한 보험사는 생보사 22개 중 15개사,손보사는 14개사(온라인자동차보험사 포함) 중 5개사에 달했다. 특히 동부생명(128.39%) ING생명(140.98%) 흥국생명(142.37%) AIG생명(146.66%) 롯데손보(148.62%) 등은 지급여력비율이 증자가 필요한 150% 미만으로 낮아졌다.
조병진 금융감독원 생명보험서비스국장은 "채권과 주식 가격 하락으로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이 낮아지고 있다"며 "지급여력비율이 150%를 밑돌면 영업에 타격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 들어 메트라이프생명 841억원,뉴욕생명 560억원,흥국생명 1234억원,흥국쌍용화재 1170억원 등으로 증자를 단행했다. 또 한화손보 등은 빌딩 등을 매각해 자본을 확충했다.
◆RBC 도입시 지급여력 악화될듯
내년 4월부터 보험사의 새 건전성 지표인 RBC제도가 도입돼 재무건전성 기준이 대폭 강화된다.
현행 지급여력제도는 자산 및 상품 운용 위험만 감안해 적정 자기자본을 산출하지만 RBC 제도는 △주가ㆍ금리ㆍ환율의 변동 위험 △상품의 부실 판매나 금융사고로 인한 손실 위험 △거래 상대방의 채무 불이행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 위험 등 다양한 요인을 측정해 이에 상응하는 자기자본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적정 자기자본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어 추가 자본 확충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금감원이 최근 RBC 도입과 관련,자체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자기자본이 적고 금리 신용위험 등에서 취약한 일부 중소형사는 지급여력비율이 100%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