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옵션상품 키코(KIKO·Knock-In, Knock-out)로 상반기 큰 폭의 손실을 기록했던 관련주들이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에 집입하면서 급락하고 있다.

1일 오전 10시 31분 현재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주말보다 달러당 11.90원 오른 1100.90원에 거래되고 있다. 3년10개월여만에 장중 1100원대에 진입한 것이다.

이에 따라 키코 피해 관련종목들의 주가도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비에스이는 전주말보다 360원(7.51%) 내린 4435원에 거래되며 신저가를 경신했다. 씨모텍, 성진지오텍, 윈포넷, 심텍, 재영솔루텍, 태산엘시디, 제이브이엠, 엠텍비젼, 코다코, 에스에이엠티 등도 4% 이상 급락하면서 신저가를 기록하거나 신저가에 근접하고 있다.

KIKO는 환율이 미리 정해놓은 범위 이상으로 오르면 계약금액의 2~3배에 이르는 달러를 시장환율보다 낮게 팔아야 해 기업이 손실을 입을 수 있는 통화옵션 상품으로, 환율 상승에 따라 기업들의 손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상장기업은 실현손실 5103억원, 평가손실 9678억원 등 1조4781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6월말 환율 1043.40원 에 비해 지난달 29일 종가가 55원 이상 높은 점을 감안하면 상장사들의 손실 규모는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태산엘시디가 지난달 14일 806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공시한 것을 비롯해 IDH 440억원, 에스에이엠티 803억원의 관련 손실을 기록했다고 각각 공시했다. 이밖에도 디에스엘시디(516억원), 성진지오텍(699억원), 심텍(493억원), 선우ST(271억원), 재영솔루텍(236억원), 제이브이엠(244억원), 씨모텍(211억원), 대양금속(280억원) 등도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