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관식 이상범 박승무 김은호 김기창 등 쟁쟁한 한국 화가 작품과 옛 서화 도자기 고가구가 파격적으로 싼 값에 경매에 부쳐진다.

미술품 경매전문회사 서울옥션은 오는 10일 오후 5시 서울 평창동 경매장에서 진행되는 가을경매에 이상범의 '설경산수',변관식의 '산수도',노수현의 '하경산수',김은호의 '어부' 등 한국화 38점,고서화 11점,도자기 47점,목가구 16점 등 고미술품 112점을 내놓고 이 가운데 71점을 추정가 1000만원 미만으로 책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경매에 출품되는 고미술품은 서울 인사동 등 화랑가에서 거래되는 가격보다 20~30% 정도 싼 것으로 알려졌다.

변관식의 1965년작 부채꼴 모양 '화계선방'은 500만~700만원(이하 추정가)에 나오며 노수현의 풍경화 '하경산수'(65.8×42.3㎝)는 800만~1200만원에 출품된다. 박승무의 '설경산수'(96×32.5㎝·350만~450만원),김기창의 삼재 불행을 막는 매 그림 '삼재매부적'(35.3×58.5㎝·150만~250만원),이상범의 '한림춘설'(32.8×126.5㎝·800만~900만원),김은호의 '어부'(36.3×125.2㎝·300만~400만원),이방자의 '사군자'(31×64㎝·400만~500만원),안중식의 '매'(35×151㎝·450만~550만원),이황의 서예글씨 '시고'(20×32㎝·500만~600만원)도 비교적 싸게 책정됐다.

또 조선시대 청화백자모란문병(12×21㎝·추정가 800만~1000만원)을 비롯해 백자호(14.5×10.2㎝·350만~400만원),분청사기조화문병(16.3×31.6㎝·300만~400만원),고려시대 청자당초문주자(20.5×18.8㎝·500만~700만원) 등 도자기도 추정가 1000만원 미만의 작품이 많다.

조선시대의 8폭짜리 민화 '화조영모도'(추정가 8000만~9000만원),겸재 정선의 '호접도'(2800만~3500만원),변관식의 '산수도'(1200만~1800만원)와 이상범의 '설경산수'(2500만~3500만원) 등 일부 고가(?) 작품도 한국화 시장이 활기를 띠던 1990년대 중반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이학준 서울옥션 전무는 "그동안 고서화 도자기 등 한국화 작품이 어느 정도 조정을 받았다고 보고 장기적으로 투자자를 늘려나간다는 전략에서 근·현대 및 고미술품을 싸게 파는 '경매 마케팅'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매에는 고미술품 외에도 근·현대미술품 102점,해외 작품 25점이 출품된다. 경매 작품은 4~9일 서울옥션스페이스에 전시된다.

(02)395-0338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