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27일 대우조선해양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함에 따라 본격적인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경쟁 구도는 현대중공업 GS 포스코 한화의 4파전으로 짜여졌다. 마감 하루 전 현대중공업까지 가세,판은 후끈 달아올랐다.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의 매물을 놓고 펼치는 치열한 경쟁이어서 관심도 크다. 최종 승자는 10월 중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5대 관전 포인트를 정리한다.

◆ M&A 몸값 한국 신기록 세울까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매물로 나온 기업 중 가장 덩치가 크다. 현재 시가총액이 6조7000억원가량으로 매각 지분(50.4%)의 액면 가격만 3조40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경영권에 대한 웃돈을 더하면 실제 몸값은 7조~8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지금까지 가장 비싼 값에 팔린 기업은 LG카드(7조2000억원)였고 그 다음은 대우건설(6조5000억원)과 진로(3조4000억원) 등이다. 대우조선해양을 둘러싸고 경쟁이 격화될 경우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




◆ 노조변수.매각일정 차질없나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행보도 관심사다. 노조가 강경투쟁 노선으로 전환할 경우 매각 일정이 지연될 우려가 높다. 당초 산업은행은 6월에 매각 공고를 내고 8월에 우선 협상자를 발표하려 했지만 대우조선 노조가 매각과정 참여를 요구하며 산업은행의 실사를 저지하는 바람에 2개월가량 일정이 늦춰졌다. 현대중공업이 가세하면서 이런 우려는 더욱 높아졌다. 동종 업체가 인수할 경우 겹치는 부분이 많아 구조조정 폭이 커질 것으로 노조는 걱정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독과점 사례 수집 등을 통해 현대중공업을 압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국민연금 누구 손 들어줄까

국민연금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도 관전 포인트다. 국민연금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떼어 놓은 자금은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자금력이 약한 기업 입장에서는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는 대상이다. '공익성'이라는 측면에서 가점을 얻을 확률도 높아진다. 정부의 의중이 실리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도 보너스다. 4개 인수 참여기업 가운데 누가 국민연금을 끌어들이느냐에 따라 무게 중심이 기울 가능성이 크다.

◆ 막판 가세한 현대重완주할까

현대중공업은 의외의 복병이다. 현금성 자산만 7조원에 달할 정도로 자금력은 풍부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을 사들이기엔 주변 여건이 여의치 않다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에서 가세했기 때문이다. 우선 독과점 우려가 크다. 세계 1위의 현대중공업과 3위의 대우조선해양이 한 살림을 차릴 경우 LNG(액화천연가스)선 등 일부 선박은 신규 발주 물량의 절반 이상을 쓸어담게 된다. 이 때문에 유럽과 중국 등에서 독과점 문제를 제기할 공산이 클 것으로 지적된다. 업황에 비춰 조선업 비중을 더 늘리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 STX.삼성重등 합종연횡 하나

삼성중공업 STX그룹 성동조선 등의 움직임도 관심 대상이다. 독자적으로 인수의향서를 내진 않았지만 조건만 맞으면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언제라도 뛰어들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로 분류된다. 포스코 한화 GS 등 조선업을 해본 경험이 없는 기업들과 인수경쟁 막판에 손을 잡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인수 참여기업의 한 관계자는 "몇몇 조선업체가 러브콜을 보내오고 있다"며 "일단은 보류한 상태지만 판세가 어떻게 굴러가느냐에 따라 합종연횡이 가속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