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인플레이션 압력보다는 경기침체 우려를 염두에 두고 통화정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

26일 FRB가 공개한 지난 5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의 위원들은 소비위축과 신용경색 여파로 경제활동이 상당기간 침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지만 상당수 위원들이 물가상승 압력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월가는 FRB가 적어도 올 연말까지 연 2.0%인 현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들 정책 결정자는 주택시장 침체와 신용경색 확산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패니매와 프레디맥 등 양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는 정부의 대책 마련으로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잠재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의에 앞서 FRB 실무자들은 올 하반기와 2009년 경제전망을 낮췄다. 부진한 주택시장과 수출 증가율 둔화로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타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이다. 또 위원들은 고용 여건이 악화되고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져 내년 3분기까지 경제 회복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부분의 위원들은 차입 비용이 증가하고 금융 이용이 원활치 못한 점에 비춰볼 때 현 기준금리가 아주 낮은 수준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데 공감했다고 FRB 관계자는 전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국제 원자재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일부 주장이 있기도 했지만 경기둔화와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위험이 점차 줄고 있다는 의견이 주류였다. 당시 회의에서 FOMC는 찬성 10,반대 1로 금리를 동결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